수적 열세로 검거율 '0.07%'…북한 대치 상황도 영향

중국어선에 공격당해 해경 고속단정이 침몰한 가운데 서해 북단 해상에 매년 출몰하는 중국어선이 우리 해경에 나포된 비율은 최근 5년간 1만척 중 7척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선원이나 선주들 사이에서 한국 해경에 나포되면 지독하게 운이 없는 것이라는 말이 나도는 이유다.

11일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배타적경제수역(EEZ) 인근에 출몰한 중국어선은 2012년 5만3천359척에서 2013년 3만3천31척으로 줄었다가 2014년 9만5천64척으로 급증한 뒤 지난해 처음으로 10만척을 넘어섰다.

이는 해경이 백령도 북쪽∼북서쪽, 백령도 동쪽∼옹도, 연평 북쪽∼북동쪽 등 서해 NLL 인근 4개 구역과 EEZ 주변에 출몰한 중국어선을 모두 합한 수치다.

올해는 9월까지 5만22척의 중국어선이 서해 북단 해상에 출몰한 것으로 확인돼 지난해 전체 10만2천244척보다는 감소했다.

그러나 2012년 이후 최근 5년간 해경에 나포된 중국어선은 2012년 63척, 2013년 42척, 2014년 46척, 지난해 45척으로 출몰 어선 중 극히 일부다.

올해도 9월까지 불법조업 중국어선 43척을 나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늘어난 수준에 그쳤다.

전체 출몰 중국어선 대비 해경에 검거된 수를 비교한 나포율을 보면 심각한 수준이다.

2012년 0.11%, 2013년 0.12%, 2014년 0.04%, 지난해 0.04%, 올해 0.08%로 나타났다.

5년 치를 모두 합한 전체 나포율도 0.07%에 그쳤다.

서해 NLL과 EEZ에 출몰하는 중국어선이 1만척이라면 이 중 8척만 나포해 처벌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해경의 인력과 장비 수를 고려해 서해에 출몰한 모든 중국어선을 나포하지 못하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나포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경 관계자는 "이번에 소청도에서 일어난 충돌공격 때도 중국어선은 40여 척이 있었지만 해경의 고속단정은 단 4척이었다"며 "이 중 엄호 역할을 한 3척을 빼면 단정 1척이 실제 나포를 시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무력 사용을 쉽게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적으로도 열세이다 보니 떼를 지어 있는 것을 보고도 실제 나포할 수 있는 중국어선은 적다"며 "중국선원들 사이에서 한국 해경에 나포되면 운이 지독히도 없는 거라는 말이 나돈다"고 토로했다.

해경은 서해 NLL 해역에서 단독으로 나포작전을 할 수 없고 반드시 해군 지원을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중국어선 나포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경의 다른 관계자는 "NLL 해상은 북한 해안포 사격에 항상 노출돼 있어 나포작전을 대대적으로 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며 "인력과 장비 확충도 결국 예산 문제여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없는 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