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 직면한 북한이 최근 한 달 동안 나흘에 한 번꼴로 빈번하게 국제행사를 개최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합뉴스가 지난달 8일 이후 30일 동안 북한 매체의 보도 등을 분석한 결과, 가장 최근에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국토환경보호성과 농업성, 도시 경영성, 국가관광총국 등이 참가한 가운데 평양에서 '지속적 발전에 관한 평양 국제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종합대학 박경애 교수와 말레이시아, 미국, 중국, 인디아, 영국의 전문가, 북한주재 각국의 외교사절 및 국제기구 대표부 성원들이 참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6일 전했다.

중앙통신은 "토론회는 지속적 발전의 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사업에서 나서는 문제들에 대한 유익한 의견이 교환되고 폭넓은 지식을 체득하는 의의 있는 계기로 되였다"고 행사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북한에서는 지난달 가을철 국제상품전람회(5~8일)와 주체 사상 국제토론회(8일), 평양국제영화축전(16~23일), 원산 국제친선항공축전(24~25일), 평양국제과학기술도서전람회(26~28일), 김일성종합대학 창립 70돌 국제학술토론회(29~30일), 국제노인의 날 기념토론회(30일) 등 모두 7차례 국제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북한이 최근 한 달 동안 나흘(3.7일)에 한 번꼴로 국제행사를 개최한 셈이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처럼 국제행사를 보란 듯이 개최하는 것은 제재에 끄떡없다는 일종의 과시 선전용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9일 "국제사회가 대대적인 북한고립 작전을 벌이고 있지만, 북한은 이에 맞서 이전과 다름없다고 선전하기 위해 국제행사 개최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조치에 영향력을 받지 않는다는 인상을 심어줘 5차 핵실험 등에 따른 추가제재 노력에 찬물을 끼얹기 위한 차원이라고 김 교수는 분석했다.

국제사회는 공군 훈련도 제대로 개최하지 못할 만큼 항공유 부족을 겪고 있을 북한이 국제 에어쇼를 개최한 사실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 3월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270호는 북한에 항공유 공급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행사에 참여하는 규모는 많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가을철 국제상품전람회는 지난해 9월 행사에 20개 국가의 300여 개 업체가 참가했으나, 이번 전람회에는 참가 규모가 15개국 280여 개 업체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매체는 2014년 9월 개최된 평양국제영화축전에 세계 40여 개 나라와 국제기구에서 출품한 100여 편의 영화들이 상영됐다고 주장했으나 올해 행사에는 "수십 개 나라에서 좋은 영화들을 많이 출품하였다"고만 말해 구체적 참가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