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 부분을 이로 깨물어 톡 터뜨리면 박하향 등 향기가 나는 '캡슐담배'에 유해물질 수십 종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성일종(새누리당) 의원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캡슐담배 31종을 분석한 결과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화학물질 107종이 검출된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고 5일 밝혔다.

캡슐 속 화학물질 중에는 청소 제품에 쓰이는 페닐에틸알코올, 방향제·살충제 등에 쓰이는 메틸데카노에이트, 접착제 등에 쓰이는 부틸아세테이트 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메닐에틸알코올은 흡입시 기침·목쓰림 등을, 메틸데카노에이트와 부틸아세테이트 등은 노출됐을 때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물질이다.

이런 내용은 질병관리본부의 '국내외 캡슐담배 현황조사' 보고서에 담겼다.

성일종 의원은 "정량분석 등을 통해 캡슐담배의 정확한 성분 함량을 측정하고 인체 위해성 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하는데도 보건당국은 현재 추가 연구계획도 없다"고 지적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번에 검출된 물질은 대부분 살충제, 접착제 등의 성능을 직접 담당하지는 않고 이런 제제에 향을 추가하는 가향 물질"이라며 "아직은 잠정적으로만 이런 물질이 있다는 점을 파악한 상태로, 함유량·인체 유해성 등을 확인하려면 실험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표준물질을 이용해 함유량을 확인하는 추가 실험을 진행 중이며, 결과는 내년 상반기께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멘톨(박하)향 등 가향물질은 흡연할 때 불편한 느낌을 줄여 주고, 목 넘김을 부드럽게 해준다.

감각 신경 말단에서 신경 기능을 둔화해 연기를 흡입할 때 느껴지는 자극을 감소시키고 시원한 느낌이 들게 해 줘 신규 흡연자를 늘리는 요소로 지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junm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