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법인카드로 음식점과 골프장 등에서 사용한 금액이 수천억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철민 의원(더불어민주당·안산시 상록을)이 '농협중앙회의 분야별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올해 7월 말까지 3년 7개월간 농협 법인카드 지출액은 2천241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4분의 1에 해당하는 548억 원은 전부 음식점 등에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농협 임직원들이 골프장 등 관광 및 레저스포츠 명목으로 지출한 금액은 약 53억 원이었다.

이에 비해 농촌 및 영농현장으로 출장을 갈 경우 필수 지출 분야인 숙박비(23억 원), 주유비(58억 원), 운송수단(8억 원) 지출액은 전체의 4% 정도로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는 농협이 농촌 및 영농현장 점검 등 업무추진에 필요한 비용보다 밥값 지출이나 골프장, 여행 등 사치성 관광·레저스포츠에만 관심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김 의원은 "농민과 농촌은 현재 쌀값 폭락과 농가부채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농가 살리기에 필요한 업무 지출에는 인색하고 밥값에만 펑펑 돈을 쓰는 것은 농협중앙회의 설립취지와 목적과 거리가 멀다"며 "지출 승인을 엄격히 하고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업무추진비 감소요인을 고려해 내년도 음식점 지출 한도를 줄이는 등 업무추진비 지출 항목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sh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