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지사와 조찬 회동…이 지사 "대권 도전 의지 밝혀"
처가 마을 영동과 충주·제천 등 2박3일간 충북 곳곳 누벼

야권의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30일 충북을 방문,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섰다.

전날 춘천을 방문, 대권 도전 의지를 내비친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이시종 충북지사와 조찬 회동을 시작으로 2박3일의 공식 일정에 돌입했다.

취임 후 박 시장이 광폭 행보를 펼치며 충북을 공식적으로 방문하는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지난 6월 청주 오송을 방문, 한국행정학회 국제학술회의 강단에 선 적이 있지만 행사 직후 서둘러 서울로 돌아갔다.

박 시장은 이날 아침 청주 나무호텔에서 이 지사와 조찬을 함께 하며 대권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이 지사는 조찬이 끝난 뒤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박 시장이 대권과 관련한 뜻을 약간 내비쳤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두 사람은 또 "지방 분권을 위해,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서울시와 충북도 교류 확대 방안도 논의했다.

내달 4∼8일 KTX 오송역 일원에서 열리는 제3회 오송 화장품·뷰티 산업 엑스포가 화제가 됐다.

화장품·뷰티 산업은 충북도의 6대 신성장 동력 산업의 하나이다.

두 사람은 이 엑스포를 소재로 대화를 이어 나가며 화장품·뷰티 분야 상호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달 초 청주 일원에서 열린 청주 세계무예마스터십의 성공적인 운영에 대해서도 대화가 오갔다.

이 대회를 앞두고 서울시는 시청 앞 광고탑을 설치, 홍보를 지원했다.

이 지사는 홍보 지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한 뒤 앞으로도 적극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박 시장은 조찬 회동을 마친 뒤 충북 남부권인 영동·보은을 방문, 농산물 관련 MOU를 체결한다.

영동은 박 시장의 처가이다.

이 때문에 박 시장은 '충북의 사위'라고 불린다.

이날 오후 7시에는 충북대 인문학연구소에서 '직지의 도시 청주 박원순을 읽다'는 제목으로 특강도 한다.

다음 달 1일에는 시민사회단체,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이튿날인 2일에는 충북 북부권인 충주·제천을 돌아볼 계획이다.

이때도 시민사회단체 간담회가 예정돼 있다.

박 시장은 지난 6월 3∼4일 충북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가 나는 바람에 취소한 바 있다.

박 시장의 충북 방문은 이 지역 음성이 고향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내년 1월 귀국, 여권 주자로 대권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충청권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