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단식과 국감 분리 시도…정의장 유감 표명 요구하는 듯
안철수, 이 대표 단식 중단 촉구…"열정, 여야 협상에 쏟아야"

국정감사 파행 사흘째를 맞은 28일 원내 3당인 국민의당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국회의장을 다각도로 압박하며 국감 정상화 협상의 실마리를 잡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단식으로 더욱 가파른 대치상태에 들어간 여야의 거대 양당을 상대로 '중재역'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국감 정상화 협상의 최대 걸림돌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단식을 지목하면서 단식과 국감을 분리 대응하는데 주력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단식은 단식이고 국감은 국감"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돌입한 이 대표의 단식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단식과 국감이 계속 연계될 경우 이른 시일 내 국감 정상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면서 박 비대위원장은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및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와 잇달아 접촉을 하면서 정 의장을 압박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우 원내대표가 정 의장과 합의를 하기로 했는데, 제가 알고 있기로는 아직 정리가 안 된 것으로 안다"면서 "저도 정 의장에게 전화를 해보겠지만, 정 의장과 합의만 잘 되면 국감은 정상화 될 것으로, 정 의장의 결심 여하에 무게가 실렸다"고 말했다.

정 의장이 사태를 풀기 위해 보다 전향적으로 움직이는 '결단'을 촉구한 셈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정 의장과 합의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해임건의안 처리과정에서 정 의장이 세월호와 어버이연합 등을 언급하며 "맨입으로 안 되는 것"이라고 발언한 데 대한 유감 표시일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당은 이날을 협상의 데드라인으로 보고 있다.

29일부터 국감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국감 일정을 전면 재조정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를 다시 열어야 하는 등 많은 혼란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강경한 태도로 맞서고 있는 새누리당과 더민주를 동시에 압박해 들어가기도 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더민주가 굉장히 강경한데, 우리당이 국감에서 철수해버리면 더민주 소속 의원이 위원장인 상임위에서 국감을 할 수 없다"면서 "국민에게 제 3당의 역할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오늘까지 협상해 새누리당이 국감에 참여하지 않으면 새누리당 의원이 위원장인 상임위에서 더민주와 우리는 사회권 이양 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가세해 이 대표의 단식 철회를 요구했다.

안 전 대표는 "이 대표는 열정이 많은 분이다.

그런데 그 열정을 단식으로 표출하지 마시고 여야 협상에 쏟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금주 대변인도 논평에서 "단식을 중단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국감에 동참해달라"고 밝혔다.

이날 의총에서는 파행 정국의 협상권을 지도부에 일임하기로 했다.

일부 의원들은 협상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더라도 사회권 이양 등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