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러시아에 이웃한 벨라루스에 대사관을 개설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하지만 벨라루스 당국은 이 같은 보도내용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북한) 외무성 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외무성 실무대표단이 벨라루씨(벨라루스) 외무성의 초청에 따라 18일부터 20일까지 벨라루씨를 방문하였다"면서 "방문 기간 대표단은 벨라루씨 외무성 국장과 협상을 진행하고 이 나라 주재 조선 대사관 개설식에 참가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벨라루씨 측은 민스크에 조선대사관이 개설된 것은 조선-벨라루씨 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에로 발전시키려는 조선 정부와 인민의 지향과 의지의 표시로 된다고 평가하였다"며 "조선 측은 대사관 개설사업에 사심없는 방조(곁에서 도와줌)와 편의를 보장해 준 벨라루씨 정부와 외무성을 비롯한 관계기관들에 사의를 표시하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쌍방은 내정불간섭과 자주권 존중, 평등, 호혜의 원칙에 기초하여 유엔 등 국제무대들에서 호상(상호) 협력을 더욱 긴밀히 해나가려는 의향을 표명하였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북한 측의 보도내용에 대해 벨라루스 당국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전했다.

북한 측이 벨라루스와 대사관 개설 문제를 논의한 것은 사실이나 아직 실제로 대사관이 개설된 것은 아니며 북한이 서둘러 발표를 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벨라루스 외무부는 앞서 19일 보도문을 통해 안드레이 그린케비치 아시아·오세아니아국 국장이 벨라루스를 방문한 오승호 북한 외무성 제3국장과 회담했다면서 "양측이 벨라루스에 북한 대사관을 개설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지금까지 북한 대사관 개설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블라디미르 마케이 벨라루스 외무장관은 19일 미국 뉴욕에서 이루어진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최근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며,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철저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잇따라 핵·미사일 시험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북한의 행보를 규탄하는 벨라루스가 자국 내 북한 대사관 개설을 서둘러 허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옛 소련에서 독립한 벨라루스와 지난 1992년 외교관계를 수립했으나 지금까지 무역성 산하 무역대표부만 뒀을 뿐 외교 공관을개설하지는 않았다.

옛 소련권에 북한 대사관이 남아있는 곳은 러시아가 유일하다.

(서울·모스크바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유철종 특파원 redflag@yna.co.kr,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