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안보협력토론회 "중국, 한국내 갈등 이용해 반대 압박"

중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와 관련해 한국에 압박을 강화하고 있지만, 한국은 북한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예정대로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고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이 주장했다.

또 중국의 사드 배치 반대는 중국에 군사적 위협이 되기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며, 한국 내 갈등이 중국의 압박에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브루스 클링너 미 헤리티지재단 한반도담당 선임연구원은 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경제연구소(KEI) 주최 '한·미·일 안보 협력' 토론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빠른 속도로 진행돼 놀라울 정도로 발전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노동미사일 등 북한 미사일은 한국에 현실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며 사드 배치 필요성을 부각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사드는 중국의 군사 능력을 제한하지 않는다"면서 "만약 중국이 한국이나 일본을 공격하려 한다면 측면(서쪽)에서 공격할 텐데, 대북용인 사드는 북한을 향하고 있어 (방어에) 전혀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사드 배치 반대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발생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추론은 한국이 사드에 대해 기술적인 설명을 하려 하지만 중국이 거부하고 있는 데서도 확인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클링너 연구원은 "한국은 중국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설령 (사드 배치로) 긴장을 초래하더라도 모든 국가는 자국 이익을 위한 일을 해야만 한다.

다른 나라의 눈치를 봐가면서 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마이클 그린 일본석좌는 "중국이 사드의 기술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며 사드 배치가 중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과는 거리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오히려 한국 내부의 갈등이 중국이 계속해서 압박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중국은 한국 내 결론을 이용해서 계속 압박을 가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드 배치가 긴장을 고조시키는 조치이긴 하지만 한국의 레버리지(지렛대)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자국 방어를 고수할 때 더 커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잇따르면서 자칫 생길 수 있는 안보 불감증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거론하며 "한마디로 북한 잠수함은 위험하다.

일부에서 저평가하려 하지만 과거 천안함 사건을 생각해보라"고 지적한 뒤 한·미·일 3국 해군 공동훈련 필요성을 주문했다.

그린 석좌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한층 고조되고 있어 한·미·일 안보협력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중국도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국제규칙을 준수하면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앤드루 오로스 워싱턴 칼리지 교수는 특히 미일·한미 협력에 비해 한일 협력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면서 "인도적 구호, 대테러대책 등은 한국과 일본이 협력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차츰 군사적 협력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