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오바마 임기 전 핵 완성도 높이려는 목적" 분석

북한이 지난 1월 4차 핵실험을 한 다음 8개월 만에 또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그간 보여 왔던 ''3년 주기' 핵실험 패턴이 깨졌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9일 "북한이 오늘 오전 9시 30분께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5차 핵실험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1월 6일 이후 8개월여 만에 추가 핵실험을 감행한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대체로 3년 주기로 핵실험을 했다.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에 이어 약 2년 7개월만인 2009년 5월 25일 2차 핵실험에 나섰다.

다시 3년 9개월이 지난 2013년 2월 12일에는 3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4차 핵실험(지난 1월 6일)까지는 2년 11개월이 걸렸다.

4차 핵실험은 우리 시간 오전 10시 30분께(평양시간 10시) 이뤄졌으나 이번에는 1시간 앞당겨 9시 30분(평양시간 9시)께 단행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겨울철에 이뤄진 4차 핵실험 때보다 낮이 길어진 점을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북한이 1년이 걸리지 않은 간격으로 핵실험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이처럼 주기를 단축한 배경에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갈수록 옥죄는 상황에서 하루빨리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조급증'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이 앞선 4차 핵실험에 대해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자랑했으나 국제사회가 의심의 눈길을 보내자 반발 심리가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정은이 집권 5년 동안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 집권 18년 동안 발사한 탄도미사일 16발의 2배가 넘는 30여 발을 발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핵 보유를 기정사실로 함은 물론 핵 운반 수단 능력까지 과시해 국제사회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꺾고 미국과 핵 군축 협상에 나서겠다는 속셈을 드러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은 올해 무수단(북한명 '화성-10') 중거리 미사일을 6차례나 발사한 끝에 성공하는 집착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오바마의 임기 전에 최대한 빨리 핵 완성도를 높이려는 것 같다"며 "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자신들의 숨통을 조이는 정도는 아니라는 것, 즉 효과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