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성 전 산은 회장 "청와대 청탁 아는 바 없다" 부인

대우조선의 전 감사실장이 대우조선의 대규모 부실은 정치권의 영향으로 인한 내부통제시스템의 붕괴 때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신대식 전 대우조선 감사실장은 9일 국회에서 열린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 청문회에서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으로부터 "돌아보면 지금 대우조선이 망가진 내부적 원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자 "내부통제시스템이 무너져 관리감독해야 하는 산업은행도 제대로 하지 못할 여건이 형성됐다"고 답했다.

신 전 실장은 내부통제가 무너지도록 영향을 미친 주체에 대해서는 "정치권, 청와대 등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8년 9월 퇴직한 그는 "당시 산업은행을 통해 '청와대에서 세 사람을 내려보내려 하니 대우조선에 들어와 있는 외부인사 세 사람이 나가야 한다'고 들었다"면서 "그들이 들어온 것이 2008년 10월 1일이었고, 나와 다른 두 명이 나가라고 한 날짜도 똑같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청와대 행정관인 이모씨가 민유성 당시 산은금융지주 회장과 남상태 당시 대우조선 사장에게 연락한 것으로 안다"며 "회사에서도 당시 인사담당 전무인 장모씨가 내게 그런 얘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신 전 실장은 퇴직 이후 대우조선의 부실이 심화된 과정에 대해 "관리감독과 견제의 기능이 없어져서 경영자는 거리낌 없이 모든 경영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의 문제냐, 제도의 문제냐를 많이 묻는데, 나는 사람의 문제라 말씀드리고 싶다"며 "최고경영자(CEO)의 선임이 잘못됐고 연임이 잘못됐다.

감사실을 폐지하고 감사실장을 쫓아낸 것은 사장이 권한을 갖고 있지 않은 정관 위배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이에 대해 "청와대 인사 청탁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해 신 전 실장의 주장을 부인했다.

민 전 회장은 당시 대우조선 감사실이 폐지된 것에 대해서는 "상장회사라 감사실을 폐지하고 사외이사로 구성한 감사위원회로 제도를 바꾸겠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