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 해석 분분…국민의당 "오히려 정부에 출구 열어주는 것"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사드 배치 반대 당론을 거듭 재확인하면서도 "그러나 국민의당은 사드 배치 찬성 의견도 존중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박 비대위원장은 그러면서 "사드를 찬성하는 사람도, 반대하는 사람도 모두 다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사드 당론을 정하지 않은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는 달리 확고하게 사드 반대 당론을 고수해온 국민의당 지도부의 사드 관련 발언으로는 다소 '낯선' 발언이었다.

이를 놓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당이 중도층을 겨냥해서 사드 노선의 탄력성을 높이면서 '출구 전략'을 모색하는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박근혜 정부가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꿈쩍하지 않고 있는 데다, 더민주가 추미애 대표 체제 아래에서도 여전히 사드 배치 반대당론을 정하지 않고, 여론조사들에서 사드 배치 찬성 여론이 높기 때문에 제3당인 국민의당이 반대여론을 이끌어가기 버거운 상황이라는 인식에 따라 전략적 판단을 하는게 아니냐는 분석들이었다.

하지만 국민의당 관계자는 "국민의당이 출구를 찾는 게 아니라 정부에 출구를 열어주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의 정당성을 높이기 위한 발언이고, 국회에서 논의하자는 주장의 설득력을 높이자는 뜻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사드 갈등도 국회로 가져와야 하고, 국회의 비준 동의를 받지 않는다면 헌법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박 비대위원장이 "성주가 반대하면 김천으로, 이제 김천이 반대하면 또 어디인가"라고 발언하자 성주가 지역구인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이 "김천 아니다.

성주다.

제대로 알고 말씀해달라"고 소리높여 외치기도 했다.

박 비대위원장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끝난 뒤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로부터 박수가 나오기도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주종을 이룬 탓인지 정치 현안 언급을 자제한 전날 더민주 추미애 대표 연설이 끝났을 때보다는 박수의 호응은 낮았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민의당 상징색인 녹색 넥타이에 짙은 양복 차림으로 연단에 선 뒤 평소 공식회의 석상보다 힘을 주어 연설을 하기 시작했다.

박 비대위원장이 "지금 대한민국의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말했을 때는 새누리당 의원석이 술렁거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연설을 위해 국민의당은 10여일 전부터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준비작업을 벌였다.

김성식 정책위의장과 대변인단을 포함한 20여 명이 2∼3차례 회의를 거쳐 내용을 다듬고, 안철수·천정배 전 대표도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박수윤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