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산 등 일부 지역서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 정황
최전방 국지도발 가능성…합참의장 "北도발 정권종말 재촉행위"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9·9절)을 앞두고 미사일 시험발사를 포함한 무력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커져 군 당국이 북한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오는 9일 정권수립 기념일을 맞아 탄도미사일 발사와 같은 무력시위를 할 가능성이 있어 높은 감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실제로 북한은 최근 강원도 원산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 탄도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정황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정권수립일인 9월 9일을 주요 절기로 기념하고 있다.

북한이 올해 68주년을 맞은 정권수립 기념일에도 탄도미사일을 쏴 '축포'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2014년 9월 초에도 정권수립 기념일을 앞두고 2차례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했다.

작년 9월 초에는 무력시위를 하지 않았지만, 이는 남북한 고위급 접촉과 '8·25 합의'로 인한 해빙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아 보였다.

올해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비롯한 잇단 도발로 남북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만큼,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을 앞두고 무력시위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다.

특히, 북한은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북 압박 외교를 벌이는 데 반발해 무력시위를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을 앞두고 무력시위에 나설 경우 탄도미사일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험발사를 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올해 초 4차 핵실험을 감행한 이후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을 비롯해 핵투발수단인 탄도미사일 기술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3월 '여러 종류의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로켓 시험발사'를 독려했고 지난달 24일 SLBM 시험발사장에서는 "모든 사변적인 행동조치들을 다계단으로 계속 보여라"고 지시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속적으로 감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을 앞두고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할 경우 스커드와 같은 중·단거리미사일을 쏴 사거리 연장을 포함한 기술력 강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최근 신포급 잠수함으로 SLBM을 성공적으로 쏘아 올린 북한이 SLBM의 지상 시험발사를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CNS)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담당국장은 최근 북한이 SLBM을 지상용으로 개량할 수 있다며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SLBM을 지상에서 쏠 경우 한미 양국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외에도 군사분계선(MDL)과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국지도발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대비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순진 합참의장은 지난 3일 서부전선 최전방 일반전초(GOP) 부대를 순시하고 "적의 섣부른 도발은 정권의 종말을 재촉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며 "적이 도발하면 좌고우면하지 말고 지휘관 책임 하에 도발 원점 및 지휘·지원세력까지 흔적도 남지 않도록 철저히 응징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