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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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처리 논의가 점점 꼬여가면서 헌정사상 최초로 추경안이 폐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 조선업 구조조정 청문회에 여권이 반대하는 인사들을 증인으로 채택해야만 추경안 처리에 협조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하자 새누리당이 난색을 보이면서 협상이 사실상 결렬되는 분위기다.

23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올해 정부가 제출한 추경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여야는 애초 지난 12일 추경안을 처리키로 잠정 합의했다가 무산됐다.

야당이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해법제시, 서별관회의 청문회 개최, 사드 특별위원회 설치 등 8가지를 추경 선결 조건으로 내놓으면서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됐다.

여야 3당은 이날 오전까지도 머리를 맞대고 논의 중이지만 추경안 처리가 합의될지는 미지수다.

정부 관계자는 "오늘 오전 수석부대표 비공개 회동에서도 분위기는 암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추경이 무산되면 올 하반기 경기 전체가 바닥으로 내려앉을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추경이 신속히 집행되지 못할 경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 초반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와 김영란법 시행 등 경기하방 요인은 산재한 상황이다.

앞서 정부는 기업 구조조정을 뒷받침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편성한 총 11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지난달 26일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의 내년도 본예산은 내달 2일 국회에 제출된다. 여권이 내년 예산을 3~4% 늘리기로 해 400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추경안 심사가 지연될 경우 400조원의 본예산과 11조원의 추경 예산안을 동시에 심사하는 사상 초유의 현상도 예상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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