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점에선 철회가 대안론보다 강세

경북 성주지역 내 사드배치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종전까지 군민과 사드철회 투쟁위원회에서 사드배치 철회만을 주장했으나 18일 투쟁위·군민 토론회에서 대안론이 비중 있게 거론됐기 때문이다.

오후 2시부터 2시간여 동안 성주군청 1층 대강당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대안론 주장이 본격적으로 나왔다.

50여 명이 마이크를 잡고 2∼3분간씩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전체적으로 6대 4 정도의 비율로 사드철회가 제3 후보지 수용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토론회 흐름으로는 초반과 후반에 사드철회 주장이, 중반에 제3 후보지 수용 주장이 많았다.

세대 간에도 의견 차이가 분명히 갈라졌다.

젊은 층은 철회를, 장·노년층은 수용을 많이 강조했다.

사드철회를 주장하는 군민은 사드배치 결정의 부당성, 타 지역 결정에 따른 후유증 등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반면 대안론을 제시한 군민은 님비 지적의 부담, 타협의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중립 의견을 제시한 한 주부는 "사드 논쟁으로 군민이 갈라설 수 있다"며 "군민 투표로 결정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이에 큰 박수를 받았다.

사드철회를 주장한 한 군민은 "국방부에 3후보지를 결정해 달라고 요구한 뒤 김천시 등과 공동투쟁하는 방안을 검토하자"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군민 투표와 관련해 성주군 관계자는 "투표를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고 법적 근거도 없다"고 밝혔다.

투쟁위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김안수 공동위원장이 대표 자격으로 짧은 발언을 하는 것으로 토론회 끝을 맺었다.

김 공동위원장은 "내 주장만 옳다고 생각하지 말고 서로 의견을 존중해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제3 후보지로는 금수면 염속봉산, 수륜면 까치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 등이 거론됐다.

이 지역들은 성주군청에서 직선거리로 10㎞∼18㎞ 밖이어서 불과 3㎞ 정도 떨어진 성산포대보다 안전성에서 자유롭다.

모두 성주읍 북쪽 또는 북서쪽에 있어 레이더망에서 거의 벗어나는 장점이 있다.

군민·투쟁위 토론회에 열릴 시각에 재경성주군향우회 회원 80여 명이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제3 후보지를 검토하자"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안보단체, 김관용 경북도지사, 노인·유림단체에 이어 4번째로 대안론 검토를 주장함에 따라 제3 후보지 수용에 무게를 실어줬다.

금기사항이던 3후보지가 고개를 들고 이를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점에서 대안론이 점점 확산할 가능성은 크다.

성주군청 공무원은 "군민·투쟁위 토론회를 분기점으로 성주지역 내부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서로 협의하고 양보하는 과정에서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성주연합뉴스) 박순기 최수호 김선형 기자 park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