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23∼24일 개최 조율 중"…갈등국면 완화 '징검다리' 기대

이달 말 추진돼 온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의가 중국의 태도 진전으로 개최 가능성이 다소 커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역내 갈등국면을 완화할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본 도쿄신문은 한중일이 오는 23일이나 24일 일본 도쿄에서 3국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하는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17일 보도했다.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인 일본은 정상회의 준비를 위한 3국 외교장관 회의를 다음 주 중 개최하자고 한·중에 제시했으나, 그동안 중국이 아무런 답신을 하지 않아 일정 조율이 제자리걸음을 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은 최근 이달 내 개최는 가능하다는 뜻을 일본 측에 전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일정과 관련해 중국의 태도가 기존 '묵묵부답'에서 다소 호의적인 기류로 바뀌면서 이달 내 성사 가능성이 좀 더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성사 가능성이 없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도 이날 "3국 외교장관회의 구체 일정은 현재 3국 간 조율 중"이라면서 "확정되는 대로 알려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 (3국 외교장관회의) 일자를 조율 중인데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는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의 전날 언급보다는 다소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되는 발언이다.

중국의 태도 진전은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와 동중국해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문제로 각각 한중·중일 갈등이 고조되는 시점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사드 문제를 놓고 한국과, 센카쿠 문제를 놓고 일본과 대립하는 와중에도 고위급 대화는 지속하겠다는 의사가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3국 외교장관회의가 개최된다면 한중, 중일 외교수장 간 양자 회담이 함께 열려 갈등 현안을 둘러싼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어느 정도 공감대가 마련된다면, 다음 달 중국 항저우(杭州)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라오스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을 앞두고 관련국 간 갈등 수위를 다소 낮출 '징검다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외교가에서는 보고 있다.

특히 사드 배치 문제로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을 받는 한중관계가 3국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봉합 국면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중일 3국 협력체제는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 조치, 일본의 역사 도발 등으로 소강상태에 머물다 지난해 의장국인 우리나라 주도로 3년 5개월여 만에 3국 정상회의가 재개되면서 복원됐다.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일자가 가시화되면 3국은 고위관리회의(SOM)를 개최해 회의 의제 등을 사전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김효정 기자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