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이후 본격 활동…徐·崔 정권 재창출, 金·劉 대권 앞으로

새누리당 8·9 전당대회가 계파 줄 세우기를 뜻하는 이른바 '오더 파문'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계파 수장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중진 의원들이 전대에 일제히 참석한다.

이번 전대는 거물급 후보가 출마하지 않으면서 친박(친박근혜)계 맏형 격인 서청원 전 대표,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김무성 전 대표, 친박계 핵심 실세 최경환 의원, 주류에 내몰렸다 돌아온 유승민 의원 등의 막후 역할에 더욱 관심이 몰렸다.

지난달 말 강원으로 떠나 전날 귀경한 서 전 대표는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전대에 개입하지 않으려 한다는 인상이 역력했다.

강원 출발 직전 친박계 의원들을 대거 초청해 만찬을 하면서 세력 결집을 노린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기는 했지만, 전대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할 수밖에 없었던 경위를 설명했을 뿐 이렇다 할 정치적 움직임은 없었다.

제20대 국회 후반기 유력한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서 전 대표는 정치 원로로서 전대 이후 계파간, 여야간 화합 분위기를 조성하며 박근혜 정부의 안정적 마무리와 정권 재창출을 위한 노력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초 전국 민생투어를 떠났다 역시 전날 서울 자택으로 돌아온 김 전 대표는 적극적으로 전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비주류의 단일화를 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호영 후보가 당 대표가 되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공개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김 전 대표가 전대 개입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비박계 지원에 나서자 친박계의 당권 장악 시도를 차단함으로써 전대 이후 차기 대선 출마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김 전 대표는 이달 중 중국을 방문해 통일 세미나 참석과 백두산 등반 등 사실상 대권 주자로서의 행보를 이어간다.

이어 총선 패배 직후부터 자숙의 시간을 보내겠다고 한 최 의원은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극도로 경계했다.

지난달 말 국회 외교통일위 소속으로 영국 현지 시찰을 떠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국내 파급 효과에 대해 점검하고, 4일 귀국해 줄곧 지역구인 경북 경산에 머무르다 전대 참관을 위해 전날 귀경했다.

다만 유럽 시찰이나 지역에 머물면서도 측근들과 여러 경로로 접촉하며 전대 판세에 대한 보고를 받고 박근혜 정부 후반기 정국 구상을 계속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귀국 직후 인천공항에서 비주류 단일화를 요구한 김 전 대표를 향해 "전대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비박계 결집에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최 의원은 총선 패배에 대한 여론이 어느 정도 희석된 후 정권 재창출을 위한 당내 구심점 역할에 나설 것이라는 시선을 받고 있다.

전대를 두 달 앞둔 시점에 복당이 허용된 유승민 의원도 전대에 참석키로 했다.

비박계 결집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애초 예상과 달리 주로 지역구인 대구에 머물며 거리를 뒀다.

그러나 최근 잇따라 언론 인터뷰에 응하며 대권 도전을 시사한 유 의원은 전대 이후 대선 경선 국면이 펼쳐지면 본격적인 집권 비전을 제시하며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