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남방송만 '웅웅'…하루 관광객 200여명→70여 명으로 줄어

오는 10일이면 개성공단이 가동을 멈춘 지 꼭 반년이다.

정부는 북한이 올해 들어 4차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미사일 발사까지 단행하자 지난 2월 10일 대북제재 차원에서 개성공단 가동의 전면 중단을 발표했고, 북한은 다음 날 개성공단 폐쇄와 공단 내 남측 인원 추방으로 대응했다.

폭염 주의보가 사흘째 이어진 지난 3일 오후 기자가 찾은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 앞 아스팔트에는 개성공단을 오가는 트럭들 대신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만 피어오르고 있었다.

6개월 전만 해도 이곳은 공단을 드나들던 트럭들이 줄을 이었지만, 지금은 정적만 흐를 뿐이다.

북쪽에서 들려오는 대남방송만이 이곳의 정적을 깨고 있을 뿐이었다.

군(軍)의 한 관계자는 "공단 폐쇄 후 이어진 북측의 대남방송이 반년이 다 된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면서 "정확히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 수 없고 웅∼웅 거리는 소리만 밤낮없이 이어지는데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전했다.

남북출입사무소 주차장도 공단 폐쇄 전에는 공단에서 만든 완제품을 건네받으려는 대형트럭들로 빈틈을 찾기 힘들었지만, 이날은 승용차 10여 대가 전부였다.

남북출입사무소는 남북 간 인적·물적 교류 승인 업무와 대북협의 및 연락업무는 물론, 법무부와 농림식품부, 국가정보원 등의 인력을 지원받아 CIQ(출입국·통관·검역)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다.

개성공단 폐쇄 전 13개 기관 86명에 달했던 사무소 직원도 이달 현재 7개 기관 55명으로 줄었다.

사무소 관계자는 "폐쇄전 하루 평균 200여명 정도였는데 요즘은 70여 명의 관광객과 견학생들이 찾는다"며 "고유 업무 외에 이들을 대상으로 사무소와 관련한 브리핑, 통일교육프로그램 진행, 도라산역, 출·입경장 등을 소개한다"고 했다.

출입사무소 1층 로비로 들어서자 경비 업체 직원 3명이 중앙 안내 데스크에서 업무를 보고 있을 뿐, 역시 고요하기만 했다.

오른쪽 출경장과 왼쪽 입경장의 출입문은 형광등이 꺼진 채 굳게 닫혀 있었다.

사무소 2층에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과 관광객, 사무소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대회의실과 대형식당, 현대아산 사무실이 있지만 썰렁하기는 마찬가지.

공단 폐쇄 후 남북출입사무소 직원 등이 끼니를 해결했던 대형식당은 지난 1일부터 25일까지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갔다.

식당에서 운영하던 매점과 기념품 판매점도 폐쇄됐다.

식당 관리인 양희권 씨는 "개성공단 폐쇄 전 하루 평균 200여 명이 식당을 찾았는데, 공단이 폐쇄된 후로는 사무소 직원과 군인, 관광객 등 하루 50여 명밖에 안 된다"며 "관광객과 출입사무소 직원 등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하기 위해 이 기간 식당을 정비 중"이라고 했다.

남북출입사무소를 뒤로 하고 도라산 전망대에 오르니 개성공단과 북한의 선전용 마을인 기정동 마을이 한눈에 들어왔다.

개성공단 폐쇄 전 오후 5시면 공단에서 완성된 물건들이 트럭에 가득 실려 줄을 지어 남측으로 내려왔을 터이지만 그런 모습은 없었다.

개성공단 내 우리 기업 건물들도 폐쇄 전 모습 그대로였다.

도라산 전망대의 한 관계자는 "올 초부터 남북관계 긴장이 고조된 상태여서 중국인 등 해외 단체관광도 많이 줄었다"면서 "접경지 특성상 남북 간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민통선 출입이 통제된 데다 긴장감이 조성되면서 관광객 수가 2014년 이후 줄곧 감소세에 있다"고 말했다.

올해 1∼6월 파주 안보관광지를 찾은 관광객은 26만5천695명으로, 이 중 중국 관광객은 7만1천518명이었다.

2014년 같은 기간에 비해 전체 관광객(30만2천457명) 수는 12.2%인 3만6천762명, 중국 관광객(10만9천585명)은 34.7%인 3만8천67명이 각각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전체 관광객은 28만4천166명, 중국인 관광객은 9만8천775명이었다.

(파주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n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