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도권 합동연설회서 '비박 후보단일화' 놓고 설전
이주영·한선교, 당대표 경선 '오더 투표' 의혹 제기

새누리당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8·9 전당대회'를 사흘 앞두고 6일 서울에서 열린 수도권 합동연설회에서 4명의 당 대표 후보들은 '비박(비박근혜)계 후보 단일화'를 놓고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단일 후보로 선출된 주호영 후보는 자신을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개혁 후보'라며 지지를 호소했으나 친박(친박근혜) 및 중립 성향 후보들은 비박계 후보 단일화에 대해 계파 갈등을 조장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날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정병국 후보를 누르고 비박계 단일후보로 확정된 주 후보는 이날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마지막 합동연설회에서 첫번째 연사로 나서 "혁신과 변화를 주도하는 후보가 힘을 합쳤다"면서 "정병국, 김용태 후보가 변화와 혁신을 위한 힘을 제게 모두 실어줬다"고 강조했다.

주 후보는 이어 "우리 모두 힘을 합쳐도 될까 말까 한데 또 싸우고 있다"며 "계파색이 강한 분이 당 대표가 되면 계파 갈등을 해결하기 어렵다.

계파에서 자유롭고 중립적인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계파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주류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정현 후보는 지난 19대 총선 당시를 언급, "광주에 출마해 39.7%를 득표했는데, 야당이 단일화하고 또 단일화를 해서 떨어졌다"면서 "이게 참 무슨 팔자인지 모르겠는데 또 단일화하는 상대를 상대하고 있다"면서 주 후보를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이제 새누리당 안에 있는 계파를 넘고 싶다"며 "우리 헌정사에서 호남 출신이 최초로 보수정당의 대표가 된다면 그 다음날 나올 신문 제목을 생각해보라. 명실상부한 전국정당이 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중립 성향의 범친박계인 이주영 후보도 주 후보를 직접 거명한 뒤 "단일화를 결코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겉으로는 그렇게 말하고 뒤로는 계파 조정에 따라 비밀리에 단일화를 추진했다"며 "결국 이번 경선을 계파 대결의 장으로 만들어 당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이 후보는 또 "지금 '오더(지시) 정치'를 한다고 해서 우려가 많은데,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만일 사실이라면 당장 거둬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이런 '오더 정치'야말로 파벌 정치의 표본"이라고 주장했다.

한선교 후보도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요구하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나돌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런 일을 하는 제일 위에 계신 분들, 당신들이 아직도 당을 절망의 늪으로 빠지게 하고 있다"며 "당신의 권력, 당신의 정치 이외에 당에 무엇이 남아 있다는 말이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한 후보가 '제일 위에 계신 분'이라고 언급해 일각에서 '청와대 개입 의혹'을 내놨으나 실제로는 어제 일부 당원들을 상대로 발송된 '비박계 후보 지지 요청' 문자메시지를 언급한 것"이라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위법 여부를 문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후보는 다음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는 더불어민주당 일부 초선 의원들을 언급하며 "한때 종북세력이라고 비판받은 적 있는 그들의 본색이 다시 드러나고 있다"면서 "새누리당은 정말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