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민정수석 당분간 신임 전망 속 민생·경제 주력할듯
지지도 하락세…특별감찰 보고 우 수석 거취 결정할 전망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집권 4년차 여름휴가를 마치고 공식 업무 복귀를 준비한다.

박 대통령은 이날 관저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며 틈틈이 밀린 업무를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5일부터 닷새간 휴가에 들어간 박 대통령은 예년처럼 대체로 관저에 머무르면서 주요 정책현안에 관한 보고서를 읽거나 참모진과 종종 통화하며 하반기 국정운영 방안을 고민했다.

그러나 전날에는 울산을 당일치기로 깜짝 방문해 관광명소를 돌아보고 재래시장에 들러 시민과 직접 소통하는 등 3년 만에 휴가 중 지방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또한, 울산에서 돌아오자마자 다음 달 임기 만료를 앞둔 강신명 경찰청장 후임으로 이철성 현 경찰청 차장을 내정하는 인사를 단행해 치안 공백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이와 같은 박 대통령의 휴가 행보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의혹에 대한 특별감찰 개시로 '우병우 사퇴론'이 다시 불붙는 상황과 맞물려 기존의 정면돌파 기조를 재확인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진경준 전 검사장에 대한 인사검증 실패 논란과 개인 의혹 등을 이유로 '우 수석에게 인사검증 역할을 계속 맡겨서는 안 된다'는 야권과 언론의 비판에도 경찰청장 인사를 미루지 않은 것은 우 수석에게 당분간 신뢰를 보내는 의미라는 시각도 있다.

아울러 우 수석 논란에 대한 별다른 언급 없이 민생 현장을 찾아 조선업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은 지역경제 살리기와 국내관광 활성화에 매진한 것 자체가 정치적 논쟁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복귀 후에도 민생과 경제에 초점을 맞춘 현장 행보를 이어가면서 정책과 안보 챙기기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 대통령은 휴가 중에도 정무적 이슈보다는 정책 현안들을 주로 검토하고 해당 파트의 참모들과 더 많이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생·경제 행보는 늘 해온 대로 계속하실 것으로 생각된다"며 "우 수석은 계속 가는 것이고, 특별감찰관 감찰 결과를 봐야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갈등에 대해서도 안보 문제인 만큼 흔들림 없이 추진하되 반발하는 지역 주민 등의 설득에 최선을 다하라는 당부를 내놓을 전망이다.

다음달 하순에는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과 오찬을 함께 할 예정이어서 사드를 포함한 주요 현안의 정치적 해법을 국회와 함께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또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선출함에 따라 9월 중 여야 3당 대표와 정례회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여야 협치 모드를 재가동할 가능성이 있다.

개각, 사면과 관련해서는 청와대 내에서도 극도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지만, 이런 조치를 후반기 국정운영의 동력으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전국 성인 1천4명을 대상으로 26∼28일 실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도 박 대통령에 대한 직무 긍정평가는 31%로 전주보다 1%포인트 떨어졌고, 부정평가는 지난주에 이어 55%였다.

부정 평가의 이유로는 '인사 잘못'을 꼽은 응답자가 지난주보다 무려 4%포인트 오른 7%로 나타났다.

갤럽은 "최근 특별감찰이 시작된 우 수석 의혹 건의 영향으로 보인다"면서 "박 대통령의 휴가기간 직무 긍정률은 1년차 57%, 2년차 40%, 3년차 34%였다"며 올해가 가장 낮았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강병철 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