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ARF 회담 종료 뒤 회견장서 입장 홍보 가능성

라오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을 통해 다자외교 '데뷔전'에 나선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공식 일정 첫날인 25일 비교적 절제된 행보를 이어갔다.

리 외무상은 이날 오전 회의장인 국립컨벤션센터(NCC)에 모습을 드러냈다.

리 외무상은 국립컨벤션센터 로비로 들어서서 귀빈 대기실로 곧장 향했고, 대기실에 1시간 이상 머무르다 첫 일정인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면담을 위해 NCC 1층에 마련된 회담장으로 이동했다.

리 외무상의 동선마다 많은 한·중·일 취재진이 따라붙어 '중국과 회담하느냐',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요구할 것이냐', '추가 핵실험을 할 것이냐'는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그러나 리 외무상은 가벼운 미소만 띨 뿐 굳게 다문 입은 열지 않았다.

전임 외무상인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회의 기간 내내 침묵을 지키다, ARF가 끝난 이후 북측 대표단 관계자의 기자회견 등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했던 것과 비슷한 패턴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초 대미외교와 북핵협상 일선에서 활약했던 리 외무상은 유창한 영어 실력과 적극적인 외교 스타일로 공세적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지난 2011년 인도네시아 발리 ARF에서도 6자회담 수석대표 자격으로 남북 비핵화 회담 북측 대표로 나와 이미 이목을 끈 이력도 있다.

그러나 외무상으로 돌아온 올해 ARF에서는 중국 등 참가국들과의 양자회담에 적극적으로 임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튀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전날 오후 비엔티안에 도착한 이후 라오스 측과 접촉했다는 분석이 제기됐지만, 취재진의 눈에 띄지 않고 밤중에 숙소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측 대표단이 머물고 있는 비엔티안의 한 호텔에서 이날 저녁 열리는 환영 만찬, 내일 ARF 회의 등을 통해 다수의 외교장관들과 조우할 예정인 만큼 어떤 행동을 보일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전례에 따르면 북측은 26일 ARF 종료 후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들의 입장을 홍보할 것으로 보인다.

한 북측 대표단 관계자는 '내일 기자회견을 할 것이냐'는 연합뉴스 기자의 질문에 "모르겠다"고만 밝혔다.

(비엔티안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