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 발표 일주일…주민들 "참외 농사 어쩌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배치 지역 발표 일주일째인 20일 경북 성주에서는 부동산 거래가 끊기고 귀농 문의도 줄고 있다.

수년 전 성주로 귀농해 최근 귀농 융자금을 신청하러 온 한 주민은 "친구들이 저 따라 내려오려고 했는데 지금은 많이 꺼리더라"고 전했다.

참외 주산지인 성주에는 참외 농사를 지으려고 귀농하는 인구가 매년 수십 명에 이른다.

그러나 앞으로는 귀농 인구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성주군 관계자는 "사드배치 발표 전에는 하루에 6∼7명 정도가 귀농 상담을 해왔는데 최근 일주일 새에는 하루 2∼3명 정도로 줄었다"며 "간혹 아직 사드배치 소식을 모른 채 상담해오는 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거래가 뚝 끊겼을 뿐 아니라 계약을 앞두고 거래 의사를 철회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성주읍 부동산 관계자는 "성주는 도시와는 달리 주택, 상가보다는 공장 터 등 토지 거래가 많은 편이었다"며 "공장 용지를 계약하려다 사드배치 발표 시점에 포기한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드 전자파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음식료품 계통 공장 용지를 매입하려던 이가 마음을 바꾼다는 얘기가 들리고, 전원주택을 사려다 그만둔 사례도 있다고 한 주민은 전했다.

참외 출하량도 다소 줄었는데 이는 사드배치 계획의 직접적인 영향 때문인지는 아직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성주군 관계자는 "기존에 농사를 지어온 참외는 현재 정상적으로 출하되고 있다"며 "대개 7∼8월에 접어들면 참외 출하량이 감소하는 데다 다른 요인이 있을 수도 있기에 사드배치 결정 때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70대 주민은 "요즘 사람들이 먹을거리에 얼마나 민감한데 사드가 참외에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있겠느냐"며 "내년 농사가 지금부터 걱정된다"고 했다.

농번기이긴 하지만 읍내 식당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등 지역 상권도 다소 움츠러든 분위기다.

'성주 사드배치 저지 투쟁위원회'에는 지난 17일부터 지금까지 800여명의 새누리당 탈당 신고서가 들어왔고 김항곤 군수에게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성주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ms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