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서청원 결정 후 출마 결정할 것"
정병국 "총선 패배 책임 없는지 답하라"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에 친박(친박근혜)계 서청원 의원의 출마가 점차 가시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서 의원 출마 임박설이 나오면서 친박계 주자들의 '교통정리'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12일 YTN 라디오에 출연, "서 전 대표와는 표밭이 겹치고, 정치적으로 여러 가지 호흡을 같이했었다"면서 "그분이 결정하고 나서 (전대 출마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친박계 주자 중에는 가장 먼저 전대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최경환 의원의 불출마 이후 초·재선 친박계를 중심으로 당 대표를 지낸 바 있는 서 의원의 출마를 강하게 요구하자 길을 터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2012년 대선에서 조직 부분을 담당하고, 현 정부 출범 초기에도 당 사무총장을 지내 조직력에서는 강점이 있지만 지역 기반이 서 의원과 같은 경기도라는 점에서 표 분산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친박계의 원유철 의원도 출마를 막판까지 고심했지만 지난 11일 전격 불출마를 선언했다.

원 의원은 5선으로, 직전 원내대표를 지내 득표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역시 지역구가 경기 평택갑으로서 서 의원과 겹친다.

한 친박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상당수의 당원이 박근혜 정부를 걱정하며 안정적 당 운영을 바란다"면서 "친박계로 분류되는 다른 전대 주자들이 있지만 서 의원이 출마하면 표가 쏠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의원은 이날도 언론 접촉을 자제한 채 개인 일정을 소화하며 정치권 안팎의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상당히 많은 얘기를 듣고 있으며 결론이 이번 주를 넘기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친박계 일각에서는 판세 분석을 해 본 결과 서 의원이 나서면 조직력에서 우세해 승산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대 유권자는 2년 전보다 3만∼4만명 가량 늘어난 25만명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4·13 총선을 거치면서 책임 당원이 증가한 게 주요 원인으로, 특히 친박 성향의 당협위원장과 당원이 늘어난 것으로 친박계는 분류하고 있다.

실제 국회의원 역시 전체 129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70명 안팎이 친박계로 통한다.

역대 전대 투표율이 30% 안팎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많아야 7만5천명이 전국에서 투표하게 된다.

게다가 이번에는 다음달 9일 전대가 열리지만 실제 지역에서 투표는 대부분 일요일인 7일 이뤄지기 때문에 여름 최성수기 휴가철과 겹쳐 투표율은 크게 하락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또 이번부터는 당 대표 선거가 '1인2표'가 아닌 '1인1표'이기 때문에 30%가 반영되는 국민 여론조사 역시 가중치 없이 있는 그대로 득표에 합산된다.

여론조사 비중이 과거보다는 가벼워지는 셈이다.

모바일 투표 도입도 무산됐기 때문에 결국 조직표가 결과를 판가름하게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박계 주자들이 서 의원의 출마를 극도로 경계하는 것도 이 같은 정치 현실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병국 의원은 PBC라디오에서 "서 의원은 4·13 총선 패배후 해체한 당 지도부의 두 번째 위치에 있었다"면서 "패배에 책임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 답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용태 의원도 MBC라디오에서 "장막 뒤에서 이런저런 소문을 만들어 내고, 국민은 일종의 간을 본다고 하는데 그러지 말고 빨리 선택하라"면서 "패권적 리더십이냐, 새로운 리더십이냐를 당당히 심판받자"고 제안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