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식 "응분의 조치할 것…오후에라도 당사자 출석시키겠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11일 "민중은 개·돼지"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은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출석 문제를 놓고 파행을 빚었다.

이날 전체회의는 교육부·문화체육부·문화재청의 2015년 결산을 위해 열렸으나 최근 나 기획관의 망언 파문이 최대 현안이 된 탓에 시작부터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도종환 의원은 나 기획관이 대기발령 조치된 것과 관련해 "파면과 해임을 포함한 중징계가 돼야 한다.

당장 직위해제 조치해야 하고 장관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야 의사일정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유성엽 교문위원장은 이준식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에게 나 기획관을 비롯해 대변인, 대외협력담당관, 감사관 등을 이날 회의에 출석시켜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이 부총리는 처음에는 "나 기획관은 대기발령돼 고향인 마산에 내려가있다.

가능 여부를 확인해보겠다"고만 답해 의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특히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거셌다.

더민주 유은혜 의원은 "나 기획관의 발언은 반헌법적, 반교육적이다.

헌법 7조, 공무원은 국민 봉사자로서 책임진다는 조항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며 "나 기획관을 참석시키지 않은 건 빼돌린 것 아닌가.

출석 전엔 결산심사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유 위원장도 "사석 발언이라도 헌법을 정면으로 뭉개는 발언"이라며 "나 기획관이 아무리 지금 심신이 허약한 상황이라고 해도 출석해서 있던 일을 밝혀야 한다.

게다가 경위조사도 안 끝났는데 고향에 내려가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노웅래 의원은 "막말보다 큰 문제는 장관의 태도다.

이건 개인 일탈이 아니라 공직사회의 기강해이이고 총체적 책임은 장관에 있다.

당사자를 데리고 나와야지 덮어서 숨길 일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승래 의원도 "발언이 나온 자리가 사석도 아니다.

대변인을 대동하고 출입기자들을 만난 자리 아니냐. 공적 업무를 하며 나온 발언이니 더 심각하다.

출석시켜 해명을 듣고 결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은 나 기획관을 출석시키되 결산은 그대로 심사하자는 의견을 피력했다.

새누리당 간사 이장우 의원은 "출석 통보를 하고 결산은 결산대로 진행하자"고 말했고, 나경원 의원도 "교육부총리가 당연히 나 기획관을 출석시켜야 하는데 이 문제로 회의 파행은 적절치 않다.

문화부 결산부터라도 하자"고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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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의원 역시 "당사자 출석은 당연하고 나 기획관의 법적 책임을 묻는 걸 넘어 관료체제에 대해서도 논의해봐야 한다"면서도 "결산은 정상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갈등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 부총리는 결국 나 기획관 파문에 대해 사과하며 나 기획관을 포함해 문제의 발언 당시 자리에 있던 교육부 공직자들을 오후에 출석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 장관은 "이 문제를 제가 가볍게 넘어갈 생각이 전혀 없고 엄정하게 경위를 조사해 응분의 조치를 하겠다.

오후에라도 당사자를 출석시키겠다"고 답했다.

이에 더민주 안민석 의원이 "의사일정 방식을 여야 간사가 논의하기 위해 정회를 하자"고 제안했고 유 위원장이 받아들여 정회가 이뤄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li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