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풀어 경기 살린다면서 세금 9조원씩 더 거둬들이나" 비판
"마른 수건 쥐어짜듯이 세금 거둬…선거 망치려고 작정"

국회 기재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29일 정부가 초과 세수를 추가경정예산의 주요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에 대해 "경제성장률이 떨어졌는데 어떻게 막대한 초과 세수가 거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주로 정부가 어려운 경기 속에서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 세금을 걷었다는 데 비판의 방점을 찍었지만, 일부 의원이 "정부가 선거를 망치려고 작정했다"며 세금과 4·13 총선 결과를 연결짓기도 했다.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은 "한국경제의 세수 탄성치는 통상적으로 1수준이어서 성장률이 떨어지면 세수도 떨어진다"면서 "그런데 성장은 주저앉았음에도 어떻게 초과 세수가 9조원이 더 나올 수 있느냐"고 물었다.

정부는 지난해 세금을 거둬들여 쓰고 남은 돈인 세계 잉여금과 올해 예상되는 초과 세수로 실탄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는 9조원 수준의 초과 세수를 이번 추경에 동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의원은 "한편으로는 돈을 풀어서 경기를 살린다는 정부가 또 한편으로는 세금을 9조원씩이나 더 거뒀다"며 "박근혜 정부에 들어와 세수를 거두려고 너무 마른 수건을 쥐어짜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종구 의원도 유사한 맥락에서 정부를 비판했다.

이달 중순 정부가 발표한 6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누계 국세수입은 지난해 동기(1∼4월)보다 18조1천억원 늘어났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지난 4·13 총선과 관련 지으며 "선거 기간에 세금을 이렇게 걷었느냐. 집권당을 욕보일 일이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불황임에도 올해 세금이 잘 걷히는 이유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가가치세와 법인세의 호조'라고 답하자, 부가가치세에 대해 "정부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세금을 5조원 이상 걷은 것이다.

이러니 민심 이반이 안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선거 때는 음주 단속도 덜 하고, 자동차 불법주차 (과태료)도 덜 떼는 게 상식 아니냐"면서 "박근혜 정부가 왜 이렇게 세금을 걷어서… 선거를 망치려고 작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병국 의원 역시 "현장에서 목소리를 들어보면 기업 하는 많은 사람이 세무조사가 너무 잦아 한국에서 기업 하기 힘들다고 말한다"며 "주머니를 쥐어짜게 하는 것"이라고 정부의 세수 방식을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