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일 경기 양주시 육군 제25사단 영내 비룡관에서 열린 생동감 토크콘서트에서 육군 발전위원회 위원인 김낙회 제일기획 고문(왼쪽 네 번째부터), 안영호 25사단장,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 신명진 서울도서관 사서 등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지난달 2일 경기 양주시 육군 제25사단 영내 비룡관에서 열린 생동감 토크콘서트에서 육군 발전위원회 위원인 김낙회 제일기획 고문(왼쪽 네 번째부터), 안영호 25사단장,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 신명진 서울도서관 사서 등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지난달 2일 경기 양주시 육군 제25사단 영내 비룡관에서 육군본부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한 ‘1사1병영 육군토크콘서트 생.동.감’ 행사가 열렸다. 강사로 나선 신명진 서울도서관 사서가 “덥다”며 겉옷을 벗자 여기저기서 장병들의 웅성거림이 들렸다. 반바지 밑으로 보이는 두 다리는 의족이었고 오른팔도 의수였기 때문이다.

◆장병들에 힘을 주는 토크콘서트

신 사서는 한강을 헤엄쳐 건너고 뉴욕마라톤을 10시간 만에 완주하는 등 끊임없이 도전해온 자신의 삶을 동영상으로 보여준 뒤 “무릎이 하나뿐이어서 작은 돌부리에 걸려도 넘어지기 일쑤지만 끝내 백두산에 오른 뒤 천지를 내려보며 ‘세상이 작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또 “수영에 도전해 인천시 대표로 장애인대회에서 금메달을 땄고 결혼해 아이까지 낳았다”고 소개하자 장병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신 사서는 “인생은 완벽하지 않으며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게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본부근무지원대 류석진 일병은 “좌절하지 않는 마음가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살아가면서 다양한 순간들이 찾아오겠지만 생동감에서 배우고 느낀 것들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생동감은 군 복무의 의미를 일깨우고 장병들에게 꿈과 도전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민관협력으로 마련한 행사다. 2014년 3월 이후 10여차례 열린 행사에는 국내 대표 강사인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 김광호 콤비마케팅연구원 원장, 서진규 희망연구소 소장, 홍준기 전 웅진코웨이 대표 등이 나서 정보기술(IT)산업의 새로운 흐름이나 세계적 혁신사례 등을 들려줬다. 대학생으로 연매출 10억원의 김치 업체를 일군 노광철 ‘짐치독’ 대표, 1만8500㎞ 유라시아 대륙을 자전거로 횡단한 자전거 탐험가 황인범 씨,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부에 근무하다 우동집을 차린 신상목 기리야마본진 대표 등도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장병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강사 초청뿐만 아니라 걸그룹들의 공연을 위한 무대장치와 조명, 음향 등에 들어가는 거액의 행사비는 기업들이 부담했다. CJ제일제당(28사단) 신세계(3사단) 빙그레(21사단) 삼성증권(5사단) 등 1사1병영 캠페인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자매부대에서 열리는 생동감 콘서트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래 멘토가 취업 고민 상담도

국방부와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개최하는 ‘찾아가는 병영멘토링’도 장병들의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한 행사다. 2013년부터 각 부대를 찾아다니며 사회 진출을 위한 특강과 문화공연을 해온 청년위원회가 지난해 3월 1사1병영 캠페인과 결합해 행사의 질을 한층 높였다. 취업과 창업 관련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장병들의 욕구에 맞춰 그룹 멘토링을 추가했다.

지난달 25일 대구 제11전투비행단에서 열린 병영멘토링 행사에는 군 제대 후 대학에 복학하지 않고 뷰티산업에 뛰어들어 3년 만에 기업가치 100억원 이상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일군 최인석 레페리뷰티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강연했다. 그는 “군 생활 틈틈이 책을 읽으며 세상의 흐름을 따라간 덕분에 병장이 돼서는 사업계획서까지 만들 수 있었다”며 “군 생활을 알차게 보내야 한다”고 조언해 공감을 자아냈다.

군에 있는 애인에게 선물을 보내주는 전문 인터넷 쇼핑몰 ‘곰신닷컴’을 창업한 스타트업 육성기업 ‘N15’의 류선종 전략총괄, 이화여대 졸업 후 농사에 뛰어들어 농업유통회사와 한식집 ‘소녀방앗간’ 등 3개 업체를 통해 연 1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김가영 생생농업유통 대표 등도 강사로 나서 장병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인 ‘또래 멘토’들이 내무반별로 10여명의 장병들과 소모임을 열고 창업, 취업, 자기계발, 해외진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담을 해줘 장병들의 인기가 높았다.

박용호 청년위원회 위원장도 행사에 꼬박꼬박 참석해 장병들에게 조언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주거 복지 취업 창업 등 청년들의 문제에 관심이 많은 박근혜 대통령은 병영멘토링에 다녀왔다고 보고하면 매우 좋아하고 격려해준다”며 “행사를 함께 이끌어온 국방부와 한국경제신문사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