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사회적 대타협' 강조하며 계파 청산·정치권 혁신 언급
金 '경제' 화두로…'개헌 지금이 적기' 특위 필요성 거론할듯
安 미래 대비할 '4대혁명' 제시…특권 내려놓기로 차별화

여야 3당이 20일부터 시작되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6월 국회 초반부터 불꽃 튀는 주도권 잡기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야 3당 모두 20대 국회 첫 시작인 대표연설에서 내년 대선 국면까지 끌고 갈 중요한 화두를 제시하며 시작부터 기선을 제압한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정세균 국회의장이 개헌론에 불을 붙인 가운데 각 당 대표들이 연설에서 개헌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언급하느냐가 개헌 논의의 향배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는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20일),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21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22일)가 차례로 나선다.

◇정진석, 정규직-비정규직 대타협론…계파 청산 강조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청년일자리, 노인복지, 안전한 대한민국, 정치권 신뢰 회복 등을 화두로 삼아 연설문을 준비 중이다.

특히 일자리 문제와 관련, 정규직과 비정규직 격차 해소 방안으로 '사회적 대타협'을 제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와 관련이 깊다.

정 원내대표는 구의역 사고가 단순한 안전사고가 아니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조적 차별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판단, 정규직의 기득권을 양보하면서 비정규직과의 격차를 좁히는 '중향(中向) 평준화'에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역설할 계획이다.

원내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비정규직 처우를 당장 정규직 수준으로 맞추는 것은 경제적 부담이 크다"며 "정규직의 기득권도 지나친 측면이 있는 만큼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유승민 의원의 복당으로 다시 불거진 당내 계파 대립구도가 사라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의 혁신 방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여소야대 3당 구도에서의 협치 정신을 강조하고, 각종 국회 회의에 제대로 출석하지 않는 의원은 회의 수당을 삭감하는 등 '특권 내려놓기'를 여야가 함께 추진하자고 제안할 것으로 전해졌다.

개헌과 관련한 '소신'을 피력할지도 관심사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 중심제에서 내각제로 전환할 때가 됐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당장 개헌 논의에 착수하려면 국민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종인, 대선前 개헌촉구…구조조정 등 경제 실정 비판 = 더민주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연설한다.

당의 싱크탱크 민주정책연구원장, 정책위의장, 대변인, 전략기획위원장 등이 TF를 꾸려 연설문 준비에 착수했다.

경제민주화를 항상 강조하고 있는 김 대표는 전체 연설 비중의 70∼80%를 경제에 할애하며 현 정부 경제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대안을 제시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해운업계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도 정부 대책은 일시적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자금지원 방식으로, 차후 부채가 쌓여 폭탄으로 터질지 모르는 상황을 지적하며 근본 대책을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최근 불이 붙은 개헌 이슈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끈다.

김 대표는 현재가 개헌의 적기임을 언급하면서 대선 전에 개헌을 해야 한다고 말할 것으로 전해졌다.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내정자가 주장한 국회 내 개헌특위를 빨리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될 전망이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세부적으로까지 이야기하진 않겠지만 김 대표는 지금이 개헌의 적기라고 보는 것 같다.

개헌을 한다면 내년 대선 전까지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런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구의역 사고 등도 언급하며 안전을 국가 최우선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남북관계에서도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을 끌어내는 동시에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할 것으로 전해진다.

◇안철수 "한국은 불안사회"…4차 산업혁명 등 4대 혁명 제안 = 국민의당은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연설에 나선다.

안 대표는 이번 연설에서 대한민국의 현재를 '불안사회'로 진단하고 미래를 대비하자는 내용을 핵심 메시지로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 진단 부분에서는 구의역 사고, 가습기 살균제 사태 등에서 드러난 안전시스템의 부재를 질타하고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청년들의 아픔을 거론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만큼 인구절벽으로 경제 위기가 온다는 점을 강조한 뒤, 해결방안으로 4차 산업혁명·과학기술혁명·교육혁명·창업혁명 등 '4대 혁명'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와 정치권 개혁을 지속해서 강조해온 안 대표는 연설에서 각종 정치 개혁과제와 '일하는 국회'를 달성하기 위한 제3당의 역할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 지도자들의 기득권 내려놓기 등 각종 정치개혁 과제를 비롯해 안보와 평화통일에 대한 비전도 연설 주제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이정현 박수윤 기자 li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