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신청자 1천675명…2013년 정점 후 ⅓ 수준으로
"탈북자 규모 줄고, 재망명 단속 강화돼 크게 감소한 듯"

북한을 떠나온 탈북자 가운데 1천600여 명이 최근 8년간 유럽연합(EU) 회원국에 망명했거나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EU 정착을 선택한 탈북자의 수는 2013년 385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작년, 재작년에 갑자기 각각 120명선으로 급감했다.

이는 북한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탈북자 전체 규모가 줄어든 데다가 국내에 정착한 전력을 숨기고 EU로 가려던 탈북자에 대한 단속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EU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최근 망명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08년 이후 EU 회원국에 망명했거나 처음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북한 국적자)수는 모두 1천67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2008년의 경우 290명이었으나 2009년 130명으로 줄어들었고, 이후 2010년 195명, 2011년 185명, 2012년 245명 등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이후 2013년 385명으로 최고치에 이른 뒤 2014년 120명, 2015년 125명 등으로 다시 크게 감소했다.

EU 회원국 가운데 탈북자들이 가장 많이 망명했거나 망명을 신청한 국가는 영국으로 최근 8년간 그 수가 585명(전체의 34.9%)에 이르렀다.

특히 지난 2008년의 경우 전체 290명 가운데 275명이 영국으로 망명했거나 망명을 신청했으나 이후 2009년 이후 30~55명 선으로 크게 줄었다.

정부 당국자는 1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다수 탈북자는 한국행을 원하고 있지만, 일부의 경우 재북 가족의 안전 등을 이유로 EU나 미국행을 타진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U로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 가운데는 한국에 정착했다가 적응하지 못하게 되자 '최초탈북자'로 신분을 속여 다시 EU로 망명했거나 망명하려 한 탈북자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2013년 이후 EU로 망명했거나 망명을 처음 신청한 탈북자의 수가 급감한 데 대해선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탈북자 규모가 당초 규모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점도 있지만, 우리 정부와 EU 회원국들이 '위장망명'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 국적자 가운데 최근 8년간 EU로 망명했거나 처음 망명을 신청했던 사람은 190명으로 적게는 15명, 많게는 35명에 달했다.

EU에 망명을 신청한 한국 국적자 중에도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가 일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정부 당국자는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 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