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 주도권 놓고 여야 사생결단 대립할 가능성도
朴대통령 첫 개원연설…"국정동반자로 국회 존중할 것"
정의장 "국회, 갈등·분열 고리 끊고 국민 통합 용광로 돼야"

제20대 국회가 13일 오전 개원식을 열고 본격적인 의정 활동에 들어갔다.

경제 위기와 소득·노동 양극화 심화, 계층·세대 간 갈등 확산, 북한의 도발 위협 등이 고조되는 전방위적 위기 속에서 출발하는 20대 국회는 앞으로 4년 임기 동안 이 같은 동시다발적 난제를 풀어가야 할 막중한 책무를 지게 됐다.

특히 이번 국회는 여소야대(與小野大)와 3당 체제라는 달라진 환경 속에서 첫발을 내딛는 만큼 이전까지와 차별되는 새로운 '협치'의 정치를 펼쳐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출범 초부터 내년 대통령선거 정국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여야 간 사생결단의 대립과 폭로전 속에 민생 현안은 뒷전으로 밀릴 것이란 우려도 만만치 않다.

국회는 이날 여야 의원 전원의 개원 선서와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원사, 박근혜 대통령의 개원 연설로 첫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임기 중 첫 개원연설에서 국회를 더욱 존중하겠다고 약속하는 한편, 여야가 민생경제 법안의 조속한 통과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3당 대표 회담을 정례화하고 국정 운영 동반자로서 국회를 존중하며 국민과 함께 선진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을 마련할 것"이라며 "20대 국회는 상생과 화합의 전당으로 오로지 국민 입장에서 나서 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20대 국회에서는 민생과 직결되는 법안들이 좀 더 일찍 통과되어 국민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도록 협조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정세균 의장은 개원사에서 "국회는 갈등을 통합하기보다 방조하거나 심지어 부추겨 왔다"면서 "20대 국회는 갈등과 차별, 분열, 불공정의 고리를 끊고 국민통합의 용광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개헌은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며 개헌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회는 또 이날 오후 본회의를 다시 열어 18개 상임위원회(상설특위 포함)의 전반기 위원장을 선출함으로써 원 구성을 마무리한다.

여야의 내부 조율 결과에 따르면 ▲운영위원장 정진석 ▲법제사법위원장 권성동 ▲국방위원장 김영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 신상진 ▲정보위원장 이철우(이상 새누리당) ▲외교통일위원장 심재권 ▲보건복지위원장 양승조 ▲국토교통위원장 조정식 ▲환경노동위원장 홍영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김영춘 ▲예산결산특별위원장 김현미 ▲여성가족위원장 남인순 ▲윤리특별위원장 백재현(이상 더불어민주당) ▲산업통상자원위원장 장병완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유성엽(이상 국민의당) 등이 단일 후보로 확정됐다.

새누리당 몫인 기획재정·정무·안전행정위원장은 아직 희망자들 간 조율이 끝나지 않아 후보가 내정되지 않았으며, 후보를 확정한 위원장 자리도 대부분 전반기 임기를 두 사람이 1년씩 나눠서 하기로 조정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 전까지 조율을 마친다는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