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관련국 추가조치 주시…"국제사회와 대응방안 모색"
北해외근로자 비자발급 중단 첫 국가…폴란드 "올해 비자발급 전무"

폴란드가 북한의 주요 자금줄 가운데 하나인 북한 노동자를 더는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고 신규 비자발급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소리방송(VOA)은 7일 폴란드가 지난 1월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이후 6월 현재까지 북한 노동자를 단 한 명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우리 정부 당국자도 "폴란드는 연초 북한 노동자에 대한 신규 비자발급을 중단하겠다고 했다"면서 "관련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안다"고 확인했다.

신규 비자 발급 중단은 북한 노동자를 새로 받지 않는 것은 물론, 기존에 체류하던 노동자들도 체류 연장이 안 돼 북한 노동자 숫자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폴란드에는 수백 명 수준의 북한 노동자들이 체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해외 노동자들에 대한 비자 발급 중단을 확인한 국가는 폴란드가 처음이다.

미국의 '주요 자금세탁 우려국 지정'으로 북한이 국제금융망에 접근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 더해 노동자 해외송출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북한의 실질적, 심리적 압박감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외화벌이를 위해 중국, 러시아, 중동 국가 등 50여 개국에 5만∼6만여 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을 파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관련국의 추가조치를 예의주시하면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폴란드 정부의 조치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의 북한 해외노동자 문제 대응 노력을 평가하며, 국제사회와의 협력해 가능한 대응방안을 계속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또 "북한 해외노동자 문제는 인권침해, 북한에 대한 자금 유입 측면에서 우려가 증대돼 왔다"면서 "이에 따라 아프리카, 중동, 유럽 등의 국가들이 북한 노동자의 불법체류·불법행위 조사, 북한 노동자 고용계약 미갱신 및 불추진 약속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고 설명했다.

VOA에 따르면 폴란드 외무부는 "(올해 초)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현재까지 북한 노동자에 대한 입국비자를 단 한 건도 발급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북한 노동자에게 발급된 노동 비자도 156건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폴란드 외무부는 최근 폴란드의 조선회사 '크리스티'와 '나우타' 등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열악한 인권 상황이 독일 언론 등에 보도된 데 대해 "북한 노동자들이 처한 노동 조건과 노동법 준수 여부에 관한 정보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 외무부 대변인실은 북한인들에게 발급된 취업 허가증은 지난해 현재 482건이라며, 이는 전체 발급 건수의 0.7%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