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유연한 리더십…원 구성 문제에선 목소리 높아져
강경투쟁 압박 점점 거세질듯…전대관리 등 과제도 산적


4일로 취임 한 달을 맞는 우상호 원내대표가 원 구성 협상이라는 시험대에 섰다.

이른바 '86그룹 운동권' 대표주자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실용주의 노선을 밟아온 우 원내대표지만, 난항에 부딪힌 원 구성 협상 국면에서도 유연한 태도를 계속 견지할지에는 당 안팎의 관측이 엇갈린다.

국회의장직은 당내 중진들의 거취와도 직결되는 만큼 더민주는 결코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번에야말로 '실력행사'까지 불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우 원내대표로서도 강경투쟁에 대한 압박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우 원내대표는 협상이 제자리걸음을 계속하자 청와대와 여당을 겨냥한 비판발언의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을 여당이 맡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우 원내대표는 지난 1일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갑자기 입장을 바꾸면 협상이 어렵다"고 토로하면서도, 오찬간담회에서는 "야당만 참여해 국회의장 자유투표를 하는 것은 공멸하겠다는 것이다.

레토릭으로 봐야 한다"며 극단적인 대결국면은 피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후로도 협상이 진척되지 않자 3일에는 비난의 강도가 한층 격해졌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격앙된 어조로 "청와대가 배후에 있지 않고는 가능하지 않다"며 "이 시점부터 청와대는 빠지라"고 촉구했다.

그는 "더민주는 더이상 가만있지 않을 것", "집권당이 몽니를 부리는 것은 처음", "전 국민이 분노해야 한다" 등 강도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우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의장직 요구를 두고 흥부전에 비유, "더민주가 양보했더니 새누리당은 양보는커녕 주걱으로 뺨을 때리는 격"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같은 강경 기조는 원내를 지휘하면서 좀처럼 보여주지 않던 모습이다.

우 원내대표는 선출된 후 한달간 국회법 거부권 논란이나 '님을 위한 행진곡' 논란 등 여러 현안이 불거졌지만, 그때마다 장외투쟁이나 대여협상 중단 등 강경투쟁 카드 대신 민생과 협치를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을 때에도 "국회법에 왜 목숨을 거냐. 우리는 민생에 목숨을 걸 것"이라며 강경투쟁을 피했다.

이처럼 유연한 태도에는 '이념정당'의 색채를 완전히 빼고 민생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와 함께 '발목잡는 야당'의 프레임에 걸려들어서는 안된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이번 원 구성 문제를 계기로 우 원내대표의 노선이 강경대응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칫 의장직을 놓치기라도 한다면 당내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계속 실용주의 노선으로 일관하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원 구성 협상 문제가 잘 매듭되더라도 곧바로 8월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열리는 등 '우상호 호(號)'의 순항을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전대에서는 각 계파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다"며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는 것은 물론, 전대 과정을 잘 관리하면서 원내 리더십을 잃지 않는 것이 지상과제"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