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그릴라 대화서…한미·한일·한미일 회담 잇따라 열려

한국과 미국, 일본의 국방장관이 4일 연쇄 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공조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2016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을 계기로 한미, 한일,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을 잇달아 가질 예정이라고 우리 국방부가 3일 밝혔다.

작년 아시아안보회의 이후 1년 만에 열리는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의 최우선 의제는 역시 북핵 문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상황 공유 및 평가, 그리고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회담에서 3국은 2014년 말 대북 정보공유를 위해 체결한 정보공유 약정에 따른 이행 상황을 평가하는 한편 이달 말 사상 처음으로 진행되는 북 미사일 탐지·추적 경보훈련의 준비 상황도 점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의 핵 위협이 노골화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평가하고 3국의 인식이 일치함을 확인하는 한편 북한 비핵화를 위한 공조 방안이 두루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한·미·일 회담에 앞서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과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을 각각 따로 만난다.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공동의 대응 지침인 '4D 작전개념'의 구체화 상황을 점검하는 등 연합방위 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한미가 공동실무단을 꾸려 부지 등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일본이 한일 간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체결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우리는 '환경 조성이 먼저'라며 과거사에 관한 일본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민구 장관은 이날 중국 대표로 참석하는 쑨젠궈(孫建國) 중국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과도 회담한다.

이 자리에서는 중국 측이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는 한편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한 장관은 이에 대해 '사드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체제'라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선 '항행자유 보호'라는 정부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은 5일에는 프랑스와 스위스 국방장관과도 만나 양국 간 군사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시아안보회의는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으로 아시아·태평양과 유럽 주요국 국방장관과 안보 전문가들이 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회의가 진행돼 '샹그릴라 대화'라는 별칭이 붙었다.

3일 개막하는 이번 회의에는 23개국에서 국방장관이 참석하는 등 모두 35개국에서 대표단을 파견한다.

(싱가포르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