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은행 간 국제결제시스템 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북한을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2일 자 사설에서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의 계좌에 대한 해킹이 북한의 소행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북한의 은행 절도를 막기 위한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2월 미국 연방준비은행에 개설된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계좌에서 8천100만 달러(약 962억 원)가 빠져나간 사건의 배후로 의심받고 있다.

이는 2013년 한국의 은행과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해킹, 그리고 2014년 소니 픽처스 해킹 때와 같은 컴퓨터 코드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필리핀과 베트남에서 각각 있었던 은행 해킹과도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의 1월 핵실험 이후에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 손대지 못하는 부문이 있다면서 그중 하나로 북한의 국제결제시스템 망 접속을 거론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2012년 이란에 했던 것처럼 북한을 스위프트에서 차단하는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북한을 스위프트에서 차단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대체 결제 망을 만들도록 하는 역효과만 낳을 것이라는 반론이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해 이 신문은 "중국과 러시아는 어쨌든 새로운 결제 망을 만들 것"이라면서 "그동안에 왜 북한 제재의 허점을 내버려두느냐"고 반문했다.

이 신문은 국제사회가 북한의 기술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위조한 100달러짜리 미국 지폐는 적발하기가 너무 어려워 미국이 '슈퍼노트'라고 이름 붙였으며, 10개 이상의 핵폭탄을 만들 재료와 미국 본토를 위협할 미사일 프로그램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