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핵실험후 첫 고위직 방중…방중단 규모 수십명 추정
북·중 관계변화 가능성 주목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31일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 베이징(北京)을 전격 방문했다.

북한이 올해 1월 4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북한의 고위 인사가 중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 부위원장 일행을 태운 북한 고려항공기는 이날 오전 평양을 출발해 오전 9시50분(현지시간)께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했다.

리 부위원장 일행은 오전 10시 20분께 귀빈실을 빠져나와 중국과 북한 대사관 측에서 준비한 것으로 추정되는 의전 차량 10여 대와 미니버스 등에 나눠타고 베이징 시내로 이동했다.

이번 방중 대표단은 수십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단은 베이징 시내 댜오위타이(釣魚臺)에 여장을 푼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무장경찰과 순찰차량을 배치해 리 부위원장 일행을 경호했다.

중국은 통상 북한 고위인사가 외국 방문을 위해 자국을 경유할 때는 이같은 의전을 하지 않는 만큼 리 부위원장은 상당한 자격을 갖고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이날 평양발로 리 부위원장이 대표단을 이끌고 사흘 일정으로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고 확인했다.

중국 관영 언론이 리 부위원장의 방중을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신화통신은 대표단 단장인 리 부위원장이 이달 초 노동당 제7차 당 대회에서 노동당 정무국 부위원장과 정치국 위원에 임명됐고,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직도 맡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리 부위원장이 2014년 4월부터 이달 초 정치국에 입성하기 전까지 북한 외무상으로 일했다고도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측근인 리 부위원장이 중국을 전격 방문함에 따라 중국과 북한 사이에 이뤄질 대화 내용이나 이번 방문이 북·중 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외교가에서는 대표단의 방중 목적이 노동당 제7차 당대회 결과를 중국 측에 설명하는 동시에 핵실험과 대북제재 등으로 경색된 양국관계 개선을 모색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시절에는 후견인 역할을 한 인물로, 일각에서는 그가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친서를 갖고 방중한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리 부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면담 가능성이 주목되는 가운데 외교 소식통들은 그가 특사 자격으로 방중했다면 시 주석과의 면담은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리 부위원장이 다음달 2일까지인 방중 기간에 중국 쑹타오(宋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중련부) 부장 등 중국 고위급과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이준삼 특파원 jsa@yna.co.kr,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