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과 분노, 민주주의·민생으로 승화돼야…슬픔 헤집지 않았으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23일 국회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 활성화를 골자로 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와 관련, "국회내 상임위를 어떻게 운영할지를 정한 법을 대통령이 거부하면 그건 대통령이 '국회 룰'까지 관여하려는 월권"이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7주기인 이날 김해 봉하마을에서 거행된 추도식이 끝나고 나서 기자단 버스에 올라 "거부권 행사가 성립할 수 없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하면 거부권에 대해서 더민주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언제는 일 안하는 국회라고 비판하더니 '일하겠다', '상시 하겠다'고 했더니 행정부가 마비된다고 얘기하는 게 앞뒤가 맞느냐"며 "국회가 열리면 행정이 마비된다는 발상을 어떻게 할 수 있느냐. 이는 의회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어느 민주주의 국가가 행정부가 마비된다는 논리를 펼 수 있는가"이라며 "법 자체의 성격도 거부권 대상이 아닐 뿐더러 의회민주주의라는 큰 민주주의 정신에서 볼 때도 그리 주장하는 청와대 참모들이 그런 발상으로 나라 이끌어왔구나 (하는 생각에) 황당하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추도식 참석 소감에 대해 "우리 국민 마음 속에 슬픔과 분노가 켜켜이 쌓여 있는데, 오늘 다시 그 슬픔의 한 구석을 꺼낸 날"이라며 "이런 슬픔과 분노가 잘 진정되고 더 나은 민주주의, 더 나은 민생으로 승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탁컨대 5·18도 그렇고 노 전 대통령 추도식도 그렇고 상처를 헤집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SBS 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 인터뷰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우리 당은 유능한 인재에게 문호가 열렸으니 오신다고 하면 대환영이지만 그렇다고 기존 후보들더러 다 가만히 있으라고 하고 모셔올 수준은 아니다'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 "오는 것을 환영은 하는데, 우리 당의 유력 대선주자를 주저앉히고 모셔올 수는 없지 않느냐는 말씀"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국회법 문제와 관련, "대통령이 행정부나 잘 운영하시지 왜 국회를 운영하는 법까지 거부권을 행사하느니 뭐니 이렇게 시끄럽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아예 국회까지 가져가시지 뭘…"이라고 비판했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새판짜기' 언급에 대해선 "정치의 큰 변화와 혁신을 가져오자는 취지를 환영한다"며 "정계은퇴를 선언한 분이 정계복귀하는 마당에 기존 정치를 인정하고 복귀하는 건 쉽지 않다.

시작부터 정계개편이나 이합집산 같은 정략적 접근이라고 해석하는 건 과도한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손 전 고문이 더민주와 새판짜리를 함께 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우리 당원이니 더민주와 함께 한다는 표현은 넌센스"라면서도 "다만 더민주만으로 새로운 정치판이 열린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서울·김해연합뉴스) 송수경 이정현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