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의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기획재정 정무 산업통상자원 등 주요 경제 관련 상임위원장을 놓고 여야 의원 간 물밑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20대 국회는 19대에 비해 3선 이상 다선 의원이 많아 자리다툼이 더 치열해졌다. 3당 체제의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가 되면서 여야 간 상임위원장 배분이 달라질 것이라는 점도 변수다.

기재위원장으로는 새누리당 이혜훈 당선자와 이종구 당선자가 물망에 오른다. 기재위는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을 소관기관으로 두고 재정 예산 세제 등을 다루는 곳이어서 경제 분야 전문성이 위원장의 최우선 자격 요건으로 꼽힌다. 경제학 박사이자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출신인 이혜훈 당선자는 18대 국회에서도 기재위에서 활동하며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이종구 당선자 역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내 기재위원장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새누리당 김용태·이진복·조경태 의원은 정무위원장을 노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 관련 법안을 다루는 정무위는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와 대기업 지배구조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기 상임위로 떠올랐다.

새누리당은 당내 상임위원장 경쟁이 19대 때보다 치열해졌다. 통상 상임위원장을 맡는 3선 의원 수가 22명으로 19대 때와 같지만 의석수 감소로 상임위원장 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맡았던 자리 중 기재위원장과 정무위원장 중 적어도 하나는 여야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야당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야당 기재위원장 후보로는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과 김영춘 당선자가 거론되고 있다. 정무위원장이 야당으로 넘어가면 더민주의 김현미·민병두 의원이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19대에서 더민주가 맡았던 산업위원장은 국민의당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장병완 국민의당 의원이 유력 후보다. 산업위원장이 더민주 몫으로 남을 경우 홍영표 의원이 맡을 가능성이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상임위별로 위원장을 노리는 의원이 2~3명씩 돼 일부는 경선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며 “상임위원장 임기를 1년으로 하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