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국민의당 "할 말은 하겠다"…새누리 "경청하겠다"
박지원은 세월호 희생자 추모 배지 착용 예정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간 13일 청와대 회동을 앞두고 여야 간 물밑 신경전이 감지됐다.

이날 회동은 청와대와 국회가 4·13 총선의 민심을 수용해 20대 국회에서 과연 협치를 펼쳐 나갈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야권에서는 회동을 앞두고 "할 말은 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물밑에서 여야 간 긴장감도 팽팽한 상황이다.

일단 20대 국회에서 여소야대·3당 체제 환경 속에 집권여당의 역할을 다해야 할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경청모드'를 강조했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은 야당이 대통령에게 말씀을 드리고 대통령이 야당의 협조를 구하는 그런 자리가 될 것"이라며 "양쪽의 의견을 경청하고 돌아올 것"이라 말했다.

민경욱 원내대변인도 통화에서 "오늘 회동은 새로운 여소야대 정치 지형에서 청와대와 정치권이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적 관계를 구축하느냐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이날 야권은 회동을 앞두고 장외 기선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여소야대로 귀결된 4·13 총선의 민심을 전달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차원에서 '할 말은 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잘 전달하겠다"며 "대통령이 국정운영 방식을 좀 바꿔서 민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하나라도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도 "대통령이 진짜 바뀌어야 한다.

국정운영 스타일도 바꾸고 입법부를 입법부답게, 야당을 야당답게 존중해줘야 한다"며 "이를 간곡하게 염원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는 5년간 김대중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모신 경험이 있다"면서 "최소한 대통령에게 드릴 말씀을 사전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다는 게 내가 지킬 금도"라고 구체적 언급을 아꼈다.

그러나 "오늘 국민을 대신해, 국민의당을 대표해, 대통령에게 드릴 말씀은 다 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민의당은 세월호참사특조위의 활동 기간 연장을 위해 세월호특별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데, 박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현기환 정무수석을 만난 직후 기자들에게 청와대 회동에 세월호 희생자 추모 배지를 달고 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천정배 공동대표 역시 회의에서 "그동안 대통령은 여당을 지배함으로써 국회와 정치 전반에 식민지와 종주국의 군주와 같은 영향력을 유지했다"며 "이제는 달라지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런 야권 기류에 대해 새누리당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늘 회동에서는 국회와 청와대의 회동 정례화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며 "쟁점사안에 대한 각당의 입장은 회동 정례화가 정착된 뒤에 전달해도 늦지 않은데 너무 성급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조성흠 배영경 이신영 기자 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