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때 '녹색돌풍' 최근 상승세 주춤…당직개편으로 면모 일신
20대 국회 준비 전념…안철수, 대권도전도 당 성패와 직결


국민의당이 11일로 창당 100일을 맞았다.

국민의당은 창당 두 달여 만에 치른 4·13 총선에서 전체 300석 가운데 38석을 차지, 20년 만에 제3당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새 역사'를 쓰며 '녹색 돌풍'을 일으켰다.

국민의당은 이날 기념행사 없이 조용한 가운데 100일맞이를 했다.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있는 데다가 최근 들어 당 지지도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총선 직후 쏟아졌던 여론의 관심도 떨어지는 등 '위기 징후'가 나타나자 "아직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국민의당은 당직개편 등으로 당의 면모를 일신하며 쇄신과 변화를 통한 제2의 도약을 다짐하는 모습이다.

국민의당의 100일은 총선이라는 대형 정치적 이벤트와 맞물리면서 도전과 시련의 연속이었다.

지난 2월 2일 대전에서 열린 중앙당 창당대회를 통해 거대 양당 구도 개편과 정치 혁신, 중도층 결집을 내세워 제3당의 첫 기치를 올렸지만 당의 성공 여부에는 물음표가 계속됐다.

안철수-천정배-김한길 '트로이카'는 창당 한 달여 만에 야권 통합론을 두고 갈등이 폭발, 분당 위기까지 내몰리기도 했지만 안 대표는 "광야에서 죽어도 좋다"며 결연한 의지로 야권연대를 끝까지 거부하고 독자노선을 고수하며, 위기를 정면 돌파했다.

하지만 연이어 공천 갈등이 불거지는 등 당의 위기는 끊이지 않았다.

이 같은 폭풍우 속에서도 국민의당은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지지기반을 확대하는 등 정치적 토대를 튼튼히 했다.

물론 이 과정에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공천파동에 따른 반사이익도 있었다.

호남 28개 지역구 가운데 23곳에서 후보를 당선시켜 사실상 호남을 석권한 것은 물론 서울에서 안 대표와 김성식 정책위의장이 당선됐고, 정당득표율에서 더민주를 앞서며 2위를 기록, 전국정당화는 물론 집권 가능성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국민의당은 발빠르게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체제의 유임을 확정하고 박지원 원내대표를 추대하는 등 지도체제 정비를 마무리하고 한동안 순항하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연립정부론이나 국회의장직 선출을 둘러싼 논란 등 각종 설화가 잇따르면서 "총선 승리에 도취됐다.

오만하다"는 등의 비판이 나왔다.

당 지지율도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당의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에서도 더민주에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당 안팎에서 위기의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총선 국면에서 급부상한 국민의당이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20대 국회에서 정책 역량과 제3당으로서의 정치적 존재감을 보여주지 않으면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존립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4월 재·보궐선거는 국민의당이 전국정당으로 도약하느냐, '호남 자민련'에 머무느냐의 기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은 조직 정비 및 정책 역량 강화를 추진하는 한편 창당 100일을 맞아 당직개편으로 쇄신과 단합을 도모하고 있다.

국민의당 창당을 주도한 최대주주이자 '간판'인 안 대표로서는 당의 성패 여부가 차기대권주자로서의 정치적 명운과 직결돼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총선 이후 국민의당이 최고 지지율을 기록했던 무렵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안 대표가 처음으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안 대표가 대권에 대한 언급 대신 "오로지 일하는 국회만 생각중"이라고 되풀이해서 강조하는 것도 당과 자신이 운명공동체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안 대표는 이날 트위터에 "창당하면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당이 되겠다고 말씀드렸다.

정치를 바꾸기 위해 '국민의' 당을 창당했고, 총선에서 국민들께서 '국민에 의한' 당을 만들어주셨다"며 "이제는 저희들이 '국민을 위한' 당을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민이 원하는 것은 변화"라며 "공부하는 정당, 일하는 국회, 밥값하는 정치를 만드는 데 국민의당이 선봉에 서겠다"며 재도약을 위한 결기를 내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박수윤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