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석회의서 전대시기 결정…'조기전대' 송영길도 "8末9初 고려" 절충안
金측 "당의 총의 존중"…수권정당·경제민주화 역할론 공감대

더불어민주당은 3일 오후 국회의원 당선인-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새 대표를 선출할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결정한다.

더민주는 연석회의에서 의견이 모아지면 곧바로 당무위원회를 개최해 전대 시기를 확정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민생에 집중한 뒤 정기국회가 끝나면 연말연초에 전대를 개최해자는 '전대 연기론'과, 당헌·당규 규정에 따라 6월말~7월초 전대를 실하자는 '조기 전대론'이 맞서 왔다.

이 논쟁은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거취 문제와 맞물려 주류와 비주류 간, 문재인 전 대표와 김 대표 간 마찰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전대 연기론은 총선을 승리로 이끈 김 대표가 수권정당 구상을 실현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자는 논리인 반면, 조기 전대론은 김 대표의 비상체제를 끝내고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자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측 간 입장차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자 '8월말~9월초 전대론'이 절충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송영길 당선인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8월말~9월초) 절충안은 고려해볼 수 있다.

제가 소트프 트랜스퍼(soft transfer)라는 표현을 썼지만 자연스럽게 (당권이) 이양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당선인은 당 대표 출마 결심을 굳히고 조기전대론을 가장 강하게 주장해왔음을 감안하면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서 절충안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러나 그는 김 대표가 '당의 비상상황이 끝나지 않았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과 관련, "군사독재 시절에 (1980년) 서울의 봄 때 비상상황이라며 계엄을 유지해 결국 전두환 정권이 들어섰지 않느냐"고 여전히 김 대표를 향해 날을 세웠다.

또 "김 대표가 필요하면 다시 (전대에) 출마할 수 있는 것", "자기 뜻대로 안된다고 당을 떠나는 것은 올바른 당원의 자세가 아니다.

명분이 없다"고 몰아붙였다.

조기 전대론자였던 우상호 의원도 YTN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 후보 경선은 내년 상반기로 당긴다는 전제 하에서 8월 말, 9월 초 쯤으로 절충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석회의 이후 김 대표의 거취도 관심사다.

김 대표 주변에서는 김 대표가 전대에 출마해 당권에 도전하는 것이 방법 아니겠냐는 의견도 있지만 그동안 전대 출마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왔다는 점에서 비현실적이라는 얘기가 많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비례대표 의원직을 던지고 당을 떠날 수 있다는 설도 있지만 이 역시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높다.

김 대표의 한 측근은 "김 대표는 당을 수권정당으로 변모시키고 경제민주화를 실현해 시대적 과제를 풀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대표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어떻게 더민주를 변모시킬지를 고민하지 않겠냐"고 밝혔다.

또다른 측근은 "김 대표가 주도해 원내 1당을 만들지 않았느냐. 전대를 연말에 하면 당에 남고, 8월 말에 하면 떠나고 하는 식의 발상은 이해가 안된다"며 "당이 총의를 모으면 당연히 김 대표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석회의에서 김 대표의 임기가 어떻게 결정되든 당의 체질 개선과 경제정당으로의 변화를 위해 자신의 역할을 이어가지 않겠느냐는 뜻이기도 하다.

민병두 의원은 TBS 라디오에 나와 문재인 전 대표의 정체성에 기반한 확장주의, 김 대표의 경제민주화에 기초해 수권능력을 보여주는 확장주의 노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상호 의원은 "김 대표가 물러난 후에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면 좋겠는가, 서로 마음을 열어놓고 의논하면서 해법을 찾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