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측, 비대위원·시도당위원장 통해 의중 타진

더불어민주당이 내달 3일 새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시기 결정을 앞두고 전대 연기론과 조기 실시론을 둘러싼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더민주 비상대책위는 4·13 총선 이후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대표직 유지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다음 달 3일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및 당무위 연석회의를 열어 전대시기를 결정하기로 한 상태다.

연석회의에서 전대 연기 쪽으로 결론이 나면 김 대표는 정기국회 후인 연말까지 대표직을 유지하겠지만 전대 실시 의견이 다수를 이룬다면 더민주는 7월말이나 8월초 새 대표를 선출하는 절차에 돌입한다.

일단 8명의 비대위원 중에는 김영춘 당선인 등 2명을 제외하면 대체로 전대 연기론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연석회의에서 어떤 결론이 도출될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관측이 높다.

따라서 전대 연기 의중이 강한 김 대표 측은 연석회의 전 다양한 경로로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하며 물밑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

비대위원들이 당선인이나 당무위원을 접촉해 의중을 타진하고, 각급 시도당위원장들을 통해 권역별 의견을 수집하기로 한 것이다.

김 대표 측은 서로 대화를 해보라는 의미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전대 연기론 확산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다.

김 대표는 표면적으로 "절차에 따라 논의가 진행되고 결론이 나면 존중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전대 연기에 무게를 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대 국회 기준 4선 이상 중진의원 20명은 29일 오전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전대 연기를 놓고 조율에 나서기로 해 분기점이 될지 주목된다.

중진 간에도 전대 개최시기에 대한 입장이 나뉘지만 대체로 연기론이 우세하지 않냐는 관측도 나온다.

중도성향 중진급 인사들의 모임인 '통합행동'의 전날 회동에서도 전대 문제가 거론됐지만 단일한 의견을 모으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전대 연기론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전대 출마를 공식화한 송영길 전 인천시장은 28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이 가장 계파 분란이 없고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 아니냐"며 "대선이 가까워오면 대선 주자 간 긴장이 높아지기 때문에 조기에 전당대회를 당헌·당규에 따라 하는 것이 분란의 소지를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대 연기론은) 경제가 어려우니까 총선을 연기하자는 일종의 정권 측 논리와도 유사할 수 있다"며 "이렇게 전대를 두려워하는 모습은 기득권자의 모습이고 비민주적인 발상"이라고 김 대표를 겨냥했다.

민병두 의원은 YTN 라디오에 나와 "경제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 다음에 정기국회 초반, 혹은 종료 시점에 새 지도부를 선출하자는 안과, 지금 바로 전대 체제로 가야 한다는 두 의견이 있다"며 "다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지금 경제문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만들어놓고 그 다음에 전대로 단계적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전대 연기론에 힘을 실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