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청년 일자리 창출 등 민생 경제 법안을 최우선 처리한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19대 국회 마지막 회기인 4월 임시국회(4월21일~5월20일)에서 일자리 법안의 통과 전망은 밝지 않다. 일자리 창출 방법에 대한 여야의 생각이 판이한 데다 서로 상대방의 법안에 반대하고 있어서다.
청년 일자리법 합의?…여야, 각론에선 '딴소리'
새누리당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노동개혁 4법 통과에서 찾고 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25일 당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서비스산업법과 노동개혁 4법은 청년 및 중장년 일자리 창출 법안”이라며 “4월 국회 통과를 위해 야당의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서비스산업법은 정부가 서비스산업 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동개혁 4법은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파견근로자법 등 4개 법의 개정안이다.

새누리당은 서비스산업법을 시행하면 2030년까지 서비스 분야 일자리가 최대 69만개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파견법을 개정해 파견근로 허용 범위를 확대하면 금형 주조 등 뿌리산업 일자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야당의 생각은 다르다. 더민주는 파견법이 비정규직을 늘릴 뿐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는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동시장은 일부 경직된 영역의 유연화에 앞서 더 많은 부분의 안정화가 필요하다”며 노동개혁 법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서비스산업법에 대해서도 법 적용 대상에서 보건·의료를 제외하지 않으면 통과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의료 민영화는 어떤 일이 있어도 막겠다”며 보건·의료 분야를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을 확인했다.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서비스산업법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과장됐다는 것이 야당의 시각이다.

야당은 청년고용촉진특별법으로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고 말한다. 공공기관의 청년 의무 고용 비율을 정원의 3%에서 5%로 높이고, 민간 대기업도 정원의 3%에 해당하는 청년을 의무 고용하도록 하는 것이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의 내용이다. 새누리당은 반대하고 있다. 김정훈 정책위원회 의장은 “인위적인 고용 할당은 구조적인 청년실업을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악화시킬 뿐”이라며 “임시방편이 아니라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또 기업에 청년 고용을 강제하면 중장년 근로자 채용을 줄이는 부작용이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법은 15~34세를 청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법인세 인상까지 들고 나왔다. 장병완 국민의당 정책위 의장은 “야당이 법인세 정상화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지만 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라는 모순된 논리만 되뇌고 있다”며 “세입기반 확대 없는 재정정책은 사상누각”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