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황식 '구원투수'로 거론·이정현 당권 도전
더민주·국민의당서도 당권·대권 도전, 비대위원 등 중책


총선 뒤끝 곧바로 당권·대권 레이스에 들어간 정치권에서 호남 출신 정치인들의 몸값이 여야 가리지 않고 상종가다.

20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총선 참패로 위기를 맞은 새누리당의 비상대책위원장 또는 차기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된다.

전남 장성 출신인 김 전 총리는 중립 성향 인사로 당내 계파 갈등을 봉합할 적임자 중 한명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패한 뒤 정치활동을 접었으나 여권의 구애는 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 불모지 호남(전남 순천)에서 재선에 성공해 비례대표 포함 3선 반열에 오른 곡성 출신 이정현 의원은 당선 직후 당권 도전 의사를 천명했다.

광주·전남 유일한 더민주 당선인인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은 뜻하지 않게 몸값이 급등했다.

'녹색 돌풍'을 홀로 뚫어내고 재선에 성공한 이 의원은 더민주 2기 비대위원으로 선임돼 호남 목소리를 대변하는 중책을 맡았다.

비대위에는 3선을 이룬 이춘석(전북 익산갑) 의원도 들어갔다.

이개호 의원은 스스로를 '섬 속의 섬'이라고 부르며 지역구 의원, 더민주 전남도당 위원장, 비대위원으로 1인 3역을 소화하고 있다.

전북 진안 출신으로 6선을 달성한 정세균(서울 종로) 의원은 당권·대권은 물론 국회의장 후보군으로도 거론된다.

인천 계양을에서 당선돼 일찌감치 당권 도전의사를 밝힌 송영길 당선인은 전남 고흥 출신이다.

호남을 장악한 국민의당에서는 중진들의 약진이 더 두드러진다.

6선에 성공한 천정배(광주 서을) 공동대표를 비롯해 정치적 재기에 성공한 정동영(전북 전주병) 당선인, 목포의 맹주 박지원 의원, 박주선(광주 동남을) 최고위원 등 4선을 예약한 중진들이 당권 또는 대권 후보 물망에 올랐다.

역시 4선에 접어드는 김동철(광주 광산갑)·주승용(전남 여수을) 의원, 3선이 된 장병완(광주 동남갑)·유성엽(전북 정읍·고창) 의원은 원내대표 등을 놓고 경합할 가능성이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호남이 갖는 정치적 상징성이 부각되면서 지역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원들의 몸값도 올라간 것 같다"며 "승리한 측의 호남 의원들은 힘을 더 받고, 패배한 쪽에서는 '품귀 현상'으로 가치가 올라간 모양새"라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sangwon7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