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30분 동해안 지역서 발사 시도…"발사 수초만에 레이더 벗어나"
원산 배치 나머지 무수단 1발 추가 발사 가능성…日 전역·괌 미군기지 사정권
북한군 창건일·당대회 앞두고 대형도발 가능성…軍 "만반 대비"

북한이 김일성 생일인 15일 동해안 지역에서 무수단(BM-25)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로 보이는 미사일 발사를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오늘 새벽 5시 30분께 동해안 지역에서 미사일 1발 발사를 시도한 것으로 보이며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한이 발사를 시도한 미사일은 무수단 미사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2007년 실전배치한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수단 미사일의 사거리는 3천~4천㎞로, 노동미사일(1천300㎞)의 2배를 훌쩍 넘어선다.

일본 전역과 괌 미군기지도 사정권에 포함한다.

러시아제 R-27(SS-N-6) 미사일을 모방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무수단 미사일은 어느 정도 성능이 검증돼 2000년대 중반에 실전 배치됐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북한이 시험발사를 한 적은 없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은 이동식 발사대를 벗어나 수초 만에 레이더에서 사라져 공중 폭발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한미 정보 당국은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당국의 한 관계자는 "미사일이 발사된 지 수초 만에 공중에서 사라졌다"면서 "공중폭발했을 가능성을 크게 보고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군은 북한이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에 배치한 무수단 미사일 2기 중 나머지 한 기를 또 발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김일성 생일을 맞아 처음으로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했으나 일단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실패한 것으로 보는 근거에 대해서는 "한미 군 당국이 공동 평가한 결과"라며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다른 군 관계자는 "미사일이 정상 궤적을 비행하지 않았을 때 발사 실패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미 군 당국은 최근 북한이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무수단 미사일을 전개한 것을 포착하고 이지스 구축함을 동해에 급파하는 등 동향을 예의주시해왔다.

북한이 발사체를 쏜 것은 이달 1일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지대공미사일 3발을 발사한 이후 14일 만이다.

북한은 올해 1월 6일 4차 핵실험과 2월 7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3월 초부터 중·단거리 발사체를 잇달아 쏘며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왔다.

지난달 18일에는 노동미사일 2발을 발사했으나 1발은 공중에서 폭발했다.

이 기간 북한의 중·단거리 발사체 발사는 이날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시도를 포함해 7차례나 되고 발사체 개수는 실패한 것까지 합해 20발에 달한다.

우리 군은 북한이 이달 25일 북한군 창건일에 이어 다음 초 열리는 제7차 노동당 대회를 맞아 추가 핵실험을 포함한 대형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미국 CNN 방송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뿐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언제든지 5차 핵실험을 포함한 대형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보고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