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으로 7선 성공…"복당후 김종인 대표 사과요구하겠다"

세종시민의 선택은 이해찬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천배제에 반발, 탈당후 무소속으로 세종시에 출마한 이해찬 전 총리가 박종준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선거 3주전 김종인 대표의 정무적 판단에 따라 공천에서 배제됐지만, 당을 뛰쳐나와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당당히 7선 고지에 올랐다.

더민주는 이 전 총리의 무소속 출마에 맞서 세종시에 문흥수 후보를 전략공천했지만 대항마가 되지 못했다.

친노좌장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는 이 전 총리가 복당하면 김종인 대표 체제의 당내 권력재편 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친노 좌장을 공천에서 배제함으로써 당내 '계파·패권주의' 청산이라는 상징적 효과를 노렸지만, 이 전 총리가 생환하면서 계파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이 전 총리는 13∼17대, 19대에 이어 20대 총선에 이르기까지, 7선 의원으로 야권내 최다선 그룹에 포함돼 위상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해찬 전 총리는 당선 소감을 말하면서 "곧바로 당에 복당해서 정무적 판단으로 공천을 배제한 김종인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하겠다"며 "김 대표가 세종시민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갈등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재야 출신인 이해찬 전 총리는 지난 1988년 13대 총선에 평민당 후보로 서울 관악을에 출마해 당시 민주정의당 후보로 나선 김종인 대표를 꺾고 국회에 입성했으며, 이곳에서 내리 5선을 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초대 교육부 장관을 했으며 노무현 정부 때는 실세 총리라는 타이틀도 가졌다.

2008년 18대 총선에는 불출마했으나,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당의 요청으로 세종시에 출마해 6선에 성공했다.

이해찬 전 총리는 "저를 공천에서 배제한 김종인 대표의 정무적 판단보다는 세종시민의 정무적 판단이 훨씬 더 현명하고 옳았다"며 "당의 잘못된 (공천배제) 판단을 시민 여러분이 바로잡아 주셨다. 복당하면 정권 교체를 위한 체질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세종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young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