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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후보 지명도 향상 효과 있지만…흥미 위주 변질 우려"

이번 총선에서도 유명 연예인들이 평소 친분 있는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어김없이 유세장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선거전이 막판으로 접어들면서 유권자와 친숙한 탤런트, 가수, 코미디언 등 연예계 인사들이 유세장에 등장해 사회를 보거나 찬조연설을 하면서 유권자의 시선을 사로잡아 집중도를 높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드라마 '대장금'으로 유명한 배우 이영애는 11일 충남 공주·부여·청양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 지원 유세에 동참했다.

이씨는 남편 정호영 씨와 평소 친분이 있는 정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유세장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이날 산성시장 앞에서 열린 정 후보의 유세에 참석해 "제가 오랫동안 봐 왔는데 정말 진솔하고 겸손한 분"이라며 "많은 성원을 보내달라"고 말했다.

정 후보도 "한류스타 이영애가 저를 돕기 위해 왔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씨가 등장하자 한류스타 얼굴을 보려고 시민이 대거 몰려들었고, 정 후보도 그때마다 사진을 함께 찍으며 활짝 웃는 모습을 보였다.

이씨는 앞서 지난 8일 경기 용인정 새누리당 이상일 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선거사무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그동안 지켜봐 온 이상일 후보는 매사에 성심성의를 다하는 분"이라며 이 후보를 치켜세웠다.

이날 이씨의 방문에는 탤런트 최준용과 이영범이 동행했다.

가수 태진아는 지난 10일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새누리당 박덕흠 후보 지원 유세에 가세했다.

태진아는 거리공연처럼 흥겨운 유세를 벌여 유권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수 박상철은 요즘 자신의 고향에 출마한 강원 동해·삼척 무소속 이철규 후보와 함께 지역구를 누비고 있다.

이 후보는 선거 로고송도 박씨의 히트곡인 '무조건'을 사용하고 있다.

'세시봉' 멤버 가수 윤형주는 지난 8일 경기 오산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후보와 함께 유세를 진행했다.

안 후보는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회장을 지내던 당시 백혈병 소아암 어린이를 돕던 윤씨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에서는 '국민엄마'로 불리는 중견 탤런트 전원주가 평소 친분이 있는 여권 성향 후보들을 지원했다.

전씨는 8일부터 이틀 동안 중·동·강화·옹진 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속 안상수 후보와 서구을 새누리당 이학재 후보 지원 유세에 가세했다.

전씨는 노인복지회관이나 전통시장 등을 찾아 특유의 호탕한 웃음과 함께 한 표를 부탁했다.

가수 남진은 지난 7일 광주광역시 동구 남광주시장과 산수시장 등을 돌며 동남을 국민의당 박주선 후보를 지원했다.

시장은 유세차량에서 흘러나온 남진의 히트곡 '님과 함께'에 맞춰 춤을 추는 상인들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남진은 19대 총선에서도 박 후보 지지유세에 나서 당선을 돕기도 했다.

드라마 '임꺽정'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탤런트 정흥채는 같은 날 광주 서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연욱 후보 지원유세를 벌였다.

정흥채는 김 후보와 함께 지역구 내 식당과 유세현장 등을 돌며 팬들과 사진촬영을 하고 유권자들과 소통했다.

이에 앞서 더민주 송갑석 후보, 국민의당 송기석 후보 등 비슷한 이름의 후보가 격돌한 서갑에서는 개그맨 양원경, 배우 윤용현이 각각 지원에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얼굴이 잘 알려진 연예인들이 선거지원에 나서면 사람 모으기도 쉽고 유세가 훨씬 부드러워진다"며 "이런 이점 때문에 일부 후보들이 평소 인맥을 동원해 연예인을 찬조연사 등으로 불러 선거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예인 동원 유세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후보자들이 정책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평가받는 게 아니라 시민과 친숙한 연예인을 동원해 지지도를 올리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최악의 경우 표심이 왜곡되는 일이 있을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공주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j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