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종업원 11명 22~25세 여성·나머지 30대 여성, 30대 남성 지배인
당국자 "北 내부에 미치는 영향 상당…해외 인력 검열·소환 가능성"
北해외식당 130여개 중 절반 상납금 조달 곤란…불법 건강식품 판매·퇴폐영업도

통일부는 10일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3명의 집단 탈북과 관련해 "이번 사례가 앞으로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대북제재가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외화 상납에 대한 강한 압박과 함께 비교적 자유롭게 외부 소식, 특히 우리 방송과 인터넷 등을 자유롭게 접하면서 한국 사회 모습을 동경하게 된 것이 이번 탈북 결정의 배경이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번 탈북은 북한에서도 소위 출신 성분도 좋고, 중산층 정도의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집단 탈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며 "북한 내부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한 정도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북제재의 효과와 관련, "금융제재에 따라 해외에 나가 있는 북한 은행과 상사들의 활동, 그리고 동남아에선 인편을 통한 현금 수송도 굉장히 위축되는 동향이 있다"며 "여러 해외 업체가 북한과의 거래를 회피하는 동향 나타나고 있고, 해외 북한식당의 경영난도 상당히 심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당국자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영향으로 일부 북한 해외식당은 폐업하고 있고, 해외식당의 절반 정도는 상납금 조달도 어려운 상황으로 우리는 파악하고 있다"며 "일부 국가는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의)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130여개에 달하는 북한 해외식당은 연간 1천만달러 규모의 상납금을 본국에 송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북제재로 매출이 급감하자 북한 해외식당이 허가받지 않은 건강식품을 판매하거나 퇴폐영업을 하는 등 불법행위를 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이번 집단 탈북과 관련해 "가족 단위가 아니라 직장 단위로 집단 탈북한 것은 처음 있는 사례"라며 "(해당) 식당 종업원의 모두가 온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가 탈북했다"고 말했다.

탈북 종업원 13명 중 11명은 22~25세의 젊은 여성이며, 1명은 30대 여성, 나머지 1명은 30대 남성 지배인이었다.

그는 "이들은 식당을 떠나 한국까지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왔다"며 항공편을 이용해 국내 입국했음을 시사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은 내달 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해외에 나가 있는 인력에 대한 통제, 검열, 소환 등의 가능성이 있고, 국내적으로도 통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북한이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압박에 반발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를 무시하고 추가 핵실험 등 무모한 도발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는 엄중한 시기"라며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한반도의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황철환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