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에서 야권 지지층을 중심으로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정당을 다르게 선택하는 ‘교차투표’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이런 경향이 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겨레신문이 지난 3~5일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 경기 성남 분당갑에서 김병관 더민주 후보를 지지한 응답자 가운데 비례대표 정당도 더민주에 투표하겠다고 답한 사람은 45.9%였고 28.7%는 정의당, 11%는 국민의당을 선택했다. 반면 권혁세 새누리당 후보 지지자의 85.1%, 염오봉 국민의당 후보 지지자의 79.2%는 비례대표도 같은 당을 찍겠다고 답했다(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인천 남동갑에서도 박남춘 더민주 후보 지지자 중 비례대표 투표를 더민주에 하겠다는 사람은 52%에 그쳤고 19.2%는 국민의당, 13.7%는 정의당을 택했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후보를 지지한 사람은 80% 이상이 비례대표도 같은 당을 선택한 것과 대비된다.

새누리당 지지층은 다른 보수정당이 없기 때문에 교차투표 성향이 낮지만, 선택지가 많은 야당 지지층은 ‘전략적 판단’을 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역구에서는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야권 후보를 찍는 대신 비례대표에선 호남 유권자 일부가 국민의당, 진보 성향 일부가 정의당 등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조사한 전국 비례대표 정당 지지도는 새누리당 33%, 더민주 21%, 국민의당 15%, 정의당 7%였다. 이를 토대로 정당별 예상 의석수를 계산하면 새누리당 21석, 더민주 13석, 국민의당 9석, 정의당 4석이 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