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억지력 확보 선언…평화협정 협상과 핵협상 연계 제안 가능성"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의 성공으로 압도적인 핵억지력을 구축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경제건설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선언한다.

북한은 경제건설을 위한 평화로운 환경 건설을 내세워 휴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 체결을 제안하면서 평화협정 협상의 진전을 핵문제 협상과 연계시킨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국무부 정보조사국에서 25여년간 북한을 분석한 로버트 칼린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 연구원이 예상한 김정은의 핵위기 출로이다.

칼린은 4일(현지시간)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 올린 글에서 전문가들이 일반적으로 다는 "이런저런 단서나 모호한 말"을 사용하지 않고 김정은의 예상 행보를 이같이 제시하고 그 유력한 시점으로 오는 5월 열리는 제7차 당대회를 가리켰다.

칼린은 한미 양국군의 연합훈련이 끝나려면 아직 한달 남은 상황에서 앞으로도 한반도 정세가 험난하고 상호 위협 속에 한·미와 북한 어느 쪽이든 낭떠러지에서 발을 헛디딜 가능성이 남아 있으며, 현 상황에서 특히 김정은은 자칫 자신의 오산의 결과가 지금까지 어느 때보다 심각할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2002년 경제개혁 조치에 앞서 2000년부터 그 논리를 만들어 나갔듯, 김정은이 이전 정책으로부터 전환을 준비하는 징후가 일관되게 나타났다는 게 칼린의 주장이다.

북한이 내놓는 대남, 대미 성명들은 최고 수위의 위협적인 언사들로 가득 찼지만, 대내 매체들은 "당 대회의 성공을 지원하는 분위기 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칼린은 지적했다.

북한 매체들은 주민들이 군사적 대비태세를 갖추도록 독려하기보다는 5월 당대회에 맞춰 진행중인 '70일 전투'를 통한 경제목표 달성에 주민들을 동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간헐적으로 "피를 끓게 하는" 대남, 대미 전쟁태세 선전을 강화하다가도 정점에 이르면 "신속히 스위치를 눌러" 초점을 경제과업 달성으로 돌리곤 하고 있다고 칼린은 분석했다.

제7차 노동당 대회는 외부로부터의 압박에 대한 억지력 과시와 국내 경제분야의 구체적인 실적 과시를 통해 김정은의 통치력 공고화에 목적이 있는데, 외부 관측자들의 눈엔 군사부문이 크게 보이지만 북한 내부적으론 경제쪽에 우선순위가 있다는 게 칼린의 판단이다.

지난 2월28일 김정은이 자원입대하겠다고 밝힌 150만 학생과 근로청년 등에게 보낸 감사문에서 "혁명군대의 노호한 불세례로 적들의 아성을 완전소탕" 등의 말을 했지만 결론은 "일터와 학원에서 인민군대와 한 전호에 선 심정으로 전례없는 노력투쟁과 불꽃튀는 학습전투"를 벌이라는 데 있었다고 칼린은 말했다.

북한이 지난달 26일 시한도 정하지 않은 '최후통첩장'에서 `청와대 선제타격'을 위협한 데 이어 지지성명과 학생 등의 입대탄원이 잇따르고 있다는 북한 매체들 선전이 고조되던 중 북한 정권은 28일 김정은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민생점검을 했다는 보도로 군사동원 바람으로 팽팽해진 "풍선의 바람을 뺐다"고 칼린은 지적했다.

칼린은 한미 연합군사 훈련이 끝나면 김정은이 "피 흘리지 않고 전쟁도 없이" 승리했다고 선언하고, 시점은 확실치 않고 어떤 방식을 택할지도 알 수 없지만 앞에서 예상한 제안을 통해 제2막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