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방화근린공원에서 열린 서울 강서구을에 출마한 진성준 의원 지원유세에서 파란 가발을 쓰고 총선 "투표합시다"를 외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방화근린공원에서 열린 서울 강서구을에 출마한 진성준 의원 지원유세에서 파란 가발을 쓰고 총선 "투표합시다"를 외치고 있다.
'무관심 유권자' 표심잡기 안간힘…후보자 '한숨'

4·13 총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 첫 일요일인 3일 표심을 잡으려는 각 정당 후보들의 유세전이 전국 곳곳에서 펼쳐졌다.

후보자들은 저마다 나들이객과 등산객 등 휴일 인파가 몰리는 유원지와 전통시장 등을 돌며 표심잡기에 열을 올렸다.

정치에 등을 돌린 '무관심 유권자'들로 인해 후보자들이 선거운동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 축제 현장 '공략'…종교시설도 찾아

부산지역 총선 후보들은 각종 축제장을 찾은 유권자를 대상으로 표밭갈이에 나섰다.

도심에서 벚꽃을 가장 잘 구경할 수 있는 온천천에는 이날 오전부터 연제구와 동래구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이 찾아 한 표를 호소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후 북·강서갑을 시작으로 사상구와 사하구 등 이른바 야권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곳을 찾아 지원유세에 나선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청래, 김광진, 김빈, 장하나 등으로 구성된 유세단은 이날 오후 6시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중구 남포동 비프광장을 찾아 세몰이에 나선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도 광주 방문 이틀째인 이날 오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총선 결의를 다졌다.

광주 지역 총선 후보들은 대형마트, 광천동 유스퀘어, 시장은 물론 벚꽃이 활짝 핀 운천저수지, 풍암호수, 수완호수 공원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어김없이 나타나 한 표를 호소했다.
일부 후보들은 오전에는 주로 종교시설을 돌며 조용히 한 표를 호소했다.

전북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전주병에서는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후보 3명이 일제히 교회와 성당 등 종교시설을 방문했다.

군산과 익산 등에 출마한 후보들은 저마다 '지역발전을 이끌 참일꾼'을 자처하며 유권자들이 많이 모이는 교회와 성당, 전통시장, 체육관에서 인사를 하거나 명함을 돌리며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다.

경남지역 후보들도 빗속 득표전을 벌였다.

후보들은 아쉬운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도심 번화가와 재래시장, 벚꽃 거리 등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제주 지역 후보들은 '제68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 헌화·분향하며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족과 도민을 위로했다.

후보들은 이날 하루 동안 경건한 마음으로 4·3의 의미와 화해·상생 정신을 기리기 위해 거리홍보와 차량유세 등 공식선거운동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대구에서는 이른 아침 '2016 대구국제마라톤대회'가 열려 수천 명의 시민과 국내·외 선수들이 운집하자 일부 후보들은 행사장 주변에서 얼굴 알리기에 열을 올렸다.

◇ 유권자 반응 '냉담'…후보자 '한숨'

각 정당과 후보자들은 일부 정치에 등을 돌린 유권자의 냉담한 반응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이들 부동층을 흡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시민들은 후보들의 악수 요청에 반가워하면서도 유세차량 확성기에서 흘러나오는 녹음 연설에는 거부감을 보이기도 했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반영하듯 인천에서는 선거운동에 따른 소음 피해를 호소하는 112신고도 공식 선거운동 첫 사흘간 200건 넘게 접수됐다.

신고 내용별로는 소음 피해 신고가 165건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했고 교통 불편 신고 17건, 선거 벽보 훼손 6건, 기타 16건의 순이었다.

일부 지역 후보자들은 선거구가 너무 넓어 유권자를 제대로 만나지조차 못하고 있다.

서울 면적의 10배가 넘어 '공룡 선거구'로 불리는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들은 하루 200㎞가량을 이동하며 강행군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영농철이 시작되면서 유권자를 만나기조차 쉽지 않다.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되면서 장을 보러 나온 주민이 평소보다 훨씬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날씨도 흐린 데다 비까지 내려 농촌 거리에서는 사람 그림자조차 구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후보 측은 "유권자를 만나기가 거의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면서 "공룡 선거구는 사람이 적게 사는 곳인 데다 농사철이 시작돼 20∼30분 달려가서 한두 명 만나기도 바쁘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함께 "가도 사람이 없지만, 그나마도 가지 않으면 오지 않았다고 하니 죽으라고 다니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