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31일 오후 제주시 제주시청 부근에서 제주시을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가 출정식을 열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31일 오후 제주시 제주시청 부근에서 제주시을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가 출정식을 열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3선 운동권-공직 출신 정치 초년생 격돌…고교 동문간·사제간 대결도

제주는 17∼19대 총선을 내리 휩쓴 '현 야당 독식' 구도가 20대에서는 바뀔지 최대 관심이다.

제주는 제주시갑, 제주시을, 서귀포시 등 3개 선거구에서 17대 총선 당시 여당(열린우리당)으로 당선된 의원들이 야당으로 바뀐 18대(민주당)·19대(새정치민주연합)까지 3번의 총선을 싹쓸이했다.

그러나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서귀포시를 지역구로 한 김재윤 전 의원이 '입법로비' 사건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데 이어 제주시을의 3선 중진 김우남 의원마저 공천 경쟁에서 탈락하면서 여당과 야당은 '탈환이냐', '수성이냐'를 놓고 더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제주시 서부지역인 제주시갑 선거구는 3선 현역의원인 더민주 강창일(64) 후보와 정치 초년생 새누리 양치석(58) 후보의 팽팽한 대결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강창일 후보는 학창시절 유신 체제에 저항하며 옥고를 치른 운동권 출신이다.

그는 "1%라는 제주의 한계를 힘 있는 국회의원이 극복할 수 있다"며 4선 고지를 향해 뛰고 있다.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직을 돌연 그만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양치석 후보는 1차산업 관련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는 등 "일로써 승부를 거는 새로운 국회의원 상을 보여주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최근 제주지역 일간지와 방송에서 벌인 여론조사 등에서 두 후보 지지도가 매우 미세한 차이를 보이거나 엇갈린 결과가 나오는 등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국민의당 장성철(47) 후보는 "누구에게나 기회가 공평하게 돌아가는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시민운동·행정·농사·기업경영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 3명은 모두 오현고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제주시 동부지역인 제주시을은 후보들의 평균 연령(50세)이 도내 선거구 중 가장 낮다.

공천을 통해 확실하게 세대교체를 이룬 지역구로 평가받는다.

두 번의 선거 실패 경험을 쌓은 검사 출신 여당 후보와 제주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학생운동권 출신 야당 후보 등의 뜨거운 경쟁이 예상된다.

새누리당 소속으로 18·19대 총선 낙선과 공천 취소의 아픔을 겪었던 부상일(44) 후보는 "10년 넘게 변하지 않는 제주의 정치지형을 바꿔 변화를 끌어내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여론조사 경선에서 3선의 김우남 의원을 간발의 차이로 앞서며 공천권을 따낸 더민주 오영훈(47) 후보는 '제주의 미래를 개척할 도전과 변화'를 강조하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살맛 나는 제주'를 만들겠다며 총선에 뛰어든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국민의당 오수용(53) 후보와 운수업체를 경영하는 한나라당 차주홍(58) 후보가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김재윤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일찌감치 '무주공산'이 된 서귀포시 지역구는 대학교 스승과 제자의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새누리당 강지용 후보와 더민주의 위성곤 후보는 제주대 농과대학 사제지간이다.

여야 대표주자로서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을지 눈여겨볼 만하다.

제주대 교수인 강 후보는 지난 총선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누구나 살고 싶은 '행복 서귀포시'를 만들겠다"며 오래전부터 동분서주하고 있다.

총학생회장 출신의 위 후보는 "새누리당의 독주와 독선을 막아, 시민의 삶을 챙기고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정권 교체의 밀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b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