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들이 31일(현지시간)부터 이틀 동안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될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를 겨냥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북한의 민간단체 아리랑협회가 운영하는 매체인 '메아리'는 30일 '핵안전수뇌자회의(핵안보정상회의)에 보내는 충고'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핵안전을 론의(논의)하려면 미국의 핵무기 특히 남조선에서 벌리는 세계 최대규모의 핵전쟁연습부터 문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매년 3~4월 시행되는 한미연합군사훈련 키리졸브(KR)와 독수리연습(FE)을 "(북침)핵전쟁 연습"이라고 규정, 비난해왔다.

이 매체는 "핵안전수뇌자회의가 아니라 핵폐기수뇌자회의를 열고 핵무기 보유국들의 핵포기 문제를 론의해야 하며, 세계에서 제일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유일하게 핵무기를 사용한 미국부터 핵무기 폐기를 선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북한의 대남선전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미국이야말로 세계적인 핵위협과 불안을 초래하는 장본인이며 주범"이라며 "핵안전수뇌자회의라는 것은 핵무기가 없는 평화로운 세계를 념원(염원)하는 내외 여론에 대한 우롱이고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29일 "이번에 미국이 주최하는 핵안전수뇌자회의도 저들의 핵 독점을 공고히 하려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불순한 모의판으로 될 것"이라고 억지를 부렸다.

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미제의 끊임없는 핵위협에 맞서 자위적인 억제력을 보유한 우리를 모해하고 헐뜯는 불순한 모의판으로 되어버린 것이 바로 핵안전수뇌자회의"라며 "그야말로 거꾸로 된 판"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번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북핵 문제가 직접적인 의제는 아니지만, 주요 관심사로 다뤄질 것으로 보고 비난공세를 퍼붓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